[윤희웅의 SNS 민심]폭력 대신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경복궁을 사이에 두고 대통령의 청와대와 국민의 광화문광장은 지금 대치 중이다. 조선왕조보다 더 아득한 곳에 머물러 있는 청와대는 광장의 외침에 귀를 닫고 있다.

 청와대 연관 감성어를 살펴보면 국가 권위를 상징하는 표현들은 순위에 들어있지 않다. ‘압수수색’ ‘의혹’ ‘범죄’ 등 비리의 온상 집단에서나 발견되는 단어와 표현이 넘쳐나고 있다. 국가 발전의 기대를 받아야 할 청와대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촛불이 밝혀진 광화문은 어떤가. ‘분노’한 시민들의 폭력이 우려됐지만 ‘아름답지 않은가’ ‘빛나다’ ‘안전’ ‘평화적’ 등의 말이 촛불과 함께 반짝거리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이 ‘조심하다’인데 이는 참여자들이 서로에게, 또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참여자들에게 걱정과 격려를 전하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또 서로 ‘고맙다’는 마음도 드러내고 있다. ‘빨갱이’와 ‘진압하다’도 상위에 있지만 이는 시위대를 빨갱이 집단으로 매도해 진압하지 말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꽁꽁 문을 걸어 닫은 산속의 권력과 광장의 대중. 지척인데도 전혀 다른 세상이다.

  ‘촛불집회’의 검색 빈도를 보면 집회가 열리는 토요일마다 파도처럼 출렁이며 치솟고 있다. 전체 검색어 중 ‘촛불집회’의 검색 비율을 지역별로 비교해보면 전북과 광주가 가장 높았다. 대전 강원은 서울보다도 더 높았다. 경남과 경북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었다. 지난 주말 각 지역에서 열린 촛불집회의 정보를 얻기 위해 지역별로 검색한 결과다.

 날은 어두워지고, 추워지지만 전국적으로 타오르는 촛불은 어둠을 밝히고, 냉기를 녹이고 있다. 철옹성 권력의 부끄러운 내면에 촛불의 빛이 비추니 모든 게 드러나고 있다. 아무리 두꺼운 철문을 두 겹 세 겹 세워도 촛불의 열기는 전달될 것이다. 그런데도 권력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런 의문이 맴돌고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촛불집회#평화시위#광화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