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이헌조 前 LG전자 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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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사 창립멤버… ‘勞經관계’ 중시 전자산업 선구자
‘붉은 신호면 선다’ 원칙주의 추구

국내 전자산업의 산파 역할을 했던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사진)이 7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193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이 전 회장은 195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했다. 이듬해 국내 첫 전자 기업인 금성사(현 LG전자) 창립 멤버로 참여한 그는 훗날 금성사 사장(1989∼1992년)과 LG전자 회장(1995년)을 역임했다. 한국 전자산업이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만든 대표적 전문경영인이다.

이 전 회장은 금성사 사장 재임 시 ‘붉은 신호면 선다’는 원칙주의, ‘빈대를 잡기 위해서라면 초가삼간이라도 태운다’는 품질주의를 기반으로 한 경영철학을 추구했다. 또 ‘노사(勞使) 관계’라는 말 대신 LG전자만의 고유 용어인 ‘노경(勞經) 관계’를 만들었다. 회사와 근로자는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화합과 상생의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199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 전 회장은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사재 80여억 원을 한국 실학 연구 단체인 ‘실시학사’에 기부했다. 실시학사는 그의 호를 딴 ‘모하(慕何)실학논문상’을 제정해 2011년부터 시상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권병현 씨가 있다. 장례식은 LG전자 회사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1호)에 마련됐다. 9일 오전 7시 영결식 후 경기 광주시 시안가족추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02-2072-2091, 2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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