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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메디컬 다이어리]<5·끝>자기관리 철저한 박지성…“책임감에 오버할라” 스페인 평가전서 빼

입력 2010-07-08 03:00업데이트 2010-07-08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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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평가전 출전 피로 극심
“회복에 전념하라” 감독 특명
월드컵 前100%로 끌어올려
악천후 속에 치러진 5월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 이후 박지성(오른쪽)은 6월 4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 뛰지 않고 최주영 트레이너팀장과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동아일보 자료 사진
《남아공 월드컵을 치르며 48일 동안 축구대표팀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지켜본 박지성이란 29세 청년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그라운드에선 주장으로서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뛰었고 팀이 위기에 처하나 싶으면 활력을 불어넣어 팀을 사지에서 구했다. 그라운드 밖에선 후배들에게는 모범이 되는 선배로, 선배들에겐 깍듯한 후배로, 코칭스태프에게는 선수들과 소통하는 믿음직한 가교 역할을 했다. 박지성이란 명성이 결코 그냥 완성된 게 아니었다.》

지난달 4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박지성의 훈련 불참과 결장 소식에 온 나라가 술렁였으리라 생각된다. 그 내막은 다음과 같다. 5월 30일 벨라루스전에서 곽태휘라는 수비 대들보가 부상했다. 인대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결과 앞에 대표팀하고 끝까지 같이하지 못할 운명에 놓인 것이었다. 이에 우리 의무팀은 바짝 긴장했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 전체에 대한 면밀한 점검 작업에 들어갔다. 첫 번째 대상이 주장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를 종료하고 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한일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벨라루스전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벨라루스전은 필자가 현장에서 경험한 가장 지독한 악천후 속에서 치러진 경기였다. 그만큼 선수들의 피로가 많이 쌓였고 주장 박지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박지성의 피로도 점검에 나섰다. 굳이 스페인전을 뛰려면 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지성의 책임감이 염려됐다. 혹시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책임감 때문에 오버할까 두려웠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에게 건의했다. 스페인전 출전으로 약간의 부상이라도 발생할 경우 그리스전에 상당한 악영향이 염려된다고 보고했다. 이에 무조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보호하라는 엄명이 떨어졌다. 박지성은 하루는 운동장에서 산보를, 하루는 최주영 팀장과 회복훈련에 매달렸다. 그 결과 남아공에 입성할 때 박지성의 컨디션은 100%로 올라왔다. 그리스전에서 박지성의 풍차 골 세리머리를 볼 수 있었던 배경이다.

사실 필자가 이런 결정을 한 배경엔 박지성의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지난해 박지성은 9월부터 12월까지 12경기 연속 결장했다. 당시 맨유를 방문할 기회가 있어 피지컬 트레이너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박지성은 지쳐 있다. 지금 뛰면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박지성이 2007년 4월 왼쪽 무릎 재생 수술을 받았는데 피로가 누적돼 휴식이 필요하다는 답이었다. 선수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장기 휴식을 준 것이다. 박지성은 이런 맨유의 철저한 관리 속에 자기 관리법을 자연스럽게 체득해 실천하고 있다.

여기서 질문 하나. 대표팀 최고의 엄살꾼은 누구일까. 정답은 주장 박지성. 그만큼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

대표팀 주치의·유나이티드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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