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왕초보 탈출 전략]도대체 펀드가 뭐죠?

《아는 게 힘’이라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은 경우 힘의 원천은 돈이다. 그렇다면 ‘아는 게 돈’이라는 얘기다. 남보다 많이, 빨리 아는 게 ‘부자 되기’의 지름길로 통한다. 부자가 되고 싶은 독자 여러분을 위해 본보는 격주로 수요일자에 재테크 지면을 준비한다. 펀드의 ‘펀’도 모르는 왕초보를 위한 ‘펀드 왕초보 탈출 전략’, 젊은 샐러리맨을 위한 ‘사(思)고 치는 재테크’, 생활 주변에서 돈 아끼는 법을 발견하는 ‘생활 속의 재테크’ 등은 여러분을 금융 전문가로 안내할 것이다.》

“아저씨, 동대문운동장으로 가 주세요.” 택시를 탄다. 목적지는 서울 동대문운동장. 운전사는 “네, 손님. 알겠습니다.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라며 힘차게 달리기 시작한다. 손님은 택시 안에서 전화를 걸거나, 잠을 자거나, 책을 읽는 등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운전사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다른 데 신경 쓸 필요가 일절 없다. 동대문운동장에 도착하면 요금을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

○ 간접투자는 편안하게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가는 것

만약 내가 직접 운전대를 잡는다면?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느 도로로 가야 차가 막히지 않을지, 옆 차로의 차가 내 앞으로 머리를 들이밀며 끼어들기를 하는데 이걸 봐줘야 할지, 기름이 떨어졌는데 어느 주유소로 가야 할지, 혼잡하기로 소문난 동대문운동장 주변에서 어디에 주차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이처럼 목적지까지 자신이 차를 직접 몰고 간다면 직접투자, 택시를 타고 간다면 간접투자라고 할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똑같지만 내가 일일이 종목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간접투자다.

차량(투자운용회사나 상품)을 선택하고 베테랑 운전사(펀드매니저)에게 목적지(투자수익)를 말하면 알아서 데려다 주는 것과 같은 원리다.

베테랑 운전사들은 교통 흐름과 도로 사정에 훤하고 차가 막힐 때 골목골목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나보다는 훨씬 운전에 능숙하기 때문에 목적지에 빨리, 안전하게 도착할 확률이 높다. 마찬가지로 증시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살 때와 팔 때를 신속하게 판별해 내는 능력을 갖춘 전문가에게 돈을 맡기면 내가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큰 수익을 낼 확률이 높은 것이다.

○ 최고의 투자전문가들을 나의 손발로 활용

펀드는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모인 자금이다. 일종의 ‘뭉칫돈’이라고 할까. ‘십시일반’으로 뭉칫돈을 모은 뒤 적당한 곳에 투자해 수익이 나면 다시 고객에게 돌려주는 게 펀드의 기본 개념이다.

자산운용회사들은 고객들의 돈을 받은 뒤 관리를 잘해야 직원들 월급도 주고 회사가 번창할 수 있다. 돈을 제대로 못 굴리는데 고객들이 그 회사에 투자금을 줄 리 없기 때문이다.

고객 유치를 위해 자산운용사들은 최고의 펀드매니저들을 고용해 놓고 있다. 이들은 투자에는 도가 튼 전문가들이다. 금융지식과 투자기법이 일반인은 상대가 안 된다.

고객 처지에선 일정 수수료만 지불하면 최고의 전문가에게서 머리와 손발을 그대로 빌릴 수가 있는 셈이다.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의 장점은 또 있다.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주식뿐 아니라 일반인에게 낯선 채권, 선물, 옵션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분산 투자하며 원금 보존과 투자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분산 투자의 목적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면 최악의 경우 주가가 폭락하더라고 ‘알거지’가 되는 일은 막을 수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간접투자상품 선택요령

1. 자신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라 -주식편입비율에 따라 안정형(30% 이하) 안정성장형(30∼70%) 성장형(70% 이상)으로 분류

2. 가입 타이밍을 잘 잡으라 -바닥을 쳤거나 상승 국면 초기일 때가 최적기

3. 운용 회사와 펀드매니저의 운용 성과를 꼭 확인하라

4. 투자설명서를 받아 꼼꼼히 읽으라

5. 환매(중도인출) 관련 사항을 체크하라 -만기 전에 환매할 수 있는지, 환매를 하면 수수료가 얼마인지 등을 확인

6. 펀드 유형을 다양화하라 -주가 상승을 확신한다면 인덱스 펀드나 성장형 펀드, 주가 하락을 예상한다면 배당주 펀드나 안정형 펀드에 투자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으로 나눠 펀드 비중 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