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삼계탕 2500그릇에 담은 효심

  • 입력 2006년 8월 23일 06시 37분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며 해마다 ‘삼계탕 경로잔치’를 여는 식당 주인과 형제들의 ‘효심’이 화제다.

경남 김해시 외동 서울녹각삼계탕 주인 김승태(49) 씨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자신의 식당과 인근 공터에서 지역 주민 2500여 명을 초청해 삼계탕을 대접한다. 올해로 네 번째 행사.

참석 대상은 내외동과 북부동 등지의 70세 이상 노인. 김해시의 협조를 받아 벌써 초청장을 보냈다. 지난해에도 24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씨는 이날 삼계탕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간이무대에서 신명나는 놀이판도 벌인다. 또 참석자 모두에게 수건을 나눠 주고, 형편이 어려운 100명에게는 10kg짜리 쌀도 한 포대씩 전달한다. 행사 비용은 2000만 원 정도.

제조업을 하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문을 닫고 2002년부터 식당업을 시작했던 김 씨는 개업 1주년 기념으로 경로잔치를 ‘기획’했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에서 10여 년간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큰형 태옥(69) 씨와 강원 춘천시 효자동에서 12년째 삼계탕 경로잔치를 열고 있는 둘째 형 태전(58) 씨, 전남 보성에서 식당업에 종사하는 막내 형 점호(55) 씨 등이 함께한다. 첫째, 둘째 형의 식당 상호도 서울녹각삼계탕으로 같다.

김 씨는 “어머니는 8년 전 별세했지만 아버지는 제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셔서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며 “지역 어르신들을 부모같이 생각하는 마음으로 한 끼 식사를 대접한다”고 말했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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