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풀하우스2’ 연재하는 원수연 “원수연표 대사”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8시 17분


코멘트
원수연씨는 “‘풀하우스’의 주인공 엘리와 라이더를 오랜만에 다시 그리는데도 금세 헤어졌다 만난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원수연씨는 “‘풀하우스’의 주인공 엘리와 라이더를 오랜만에 다시 그리는데도 금세 헤어졌다 만난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만화가는 배우입니다. 타인의 내면에 감춰진 감정을 온전하게 드러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니까요.”

만화 ‘풀하우스’의 작가 원수연씨를 최근 서울 홍익대 앞 카페에서 만났다. 베이지색이 가미된 노란 재킷과 바지를 입은 그는 두 아이를 가진 43세의 여성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예뻐 보였다.

○ 인터넷에 한달에 두차례 연재

그는 지난달 말부터 ‘풀하우스’의 속편인 ‘풀하우스2’를 다음 야후 네이버 네이트 엠파스 등 5개 포털사이트와 자신의 홈페이지(www.akzine.co.kr/won/)에 한 달에 두 차례씩 동시에 연재하고 있다. 이제 첫 회가 나갔는데도 독자들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풀하우스’ 속편은 오래전부터 그리고 싶었고, 드라마 덕분에 독자 요청도 많았어요. 인터넷 연재를 한다는 점도 도전 의식을 일깨웠구요.”

올 7월부터 9월까지 KBS2에서 방영돼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풀하우스’에 대한 소감을 물었더니 말을 아꼈다.

“만화와 드라마는 다른 장르이고, 드라마는 새로운 풀하우스였기 때문에 즐겁게 봤어요. 원작과 똑같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풀하우스2’는 주인공 엘리와 라이더의 결혼생활과 그 위기를 다룬다.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두 사람이 특정사건에 휘말려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사랑을 지켜내려고 애쓰지만 주변 사정 때문에 여의치 않다.

“사랑은 역시 시련을 겪어야 단단해지겠죠? 먼 훗날 당시를 되돌아보며 ‘어려울 때 당신이 곁에 있어 행복했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엘리와 라이더가 어떤 길을 걷게 될 지 아직 결정하진 않았다고 한다. 다만 ‘풀하우스2’는 16권이었던 1편과 달리 3권 분량으로 끝낼 예정이다.

원씨는 ‘풀하우스2’의 고료를 포털 사이트에서 회당 일정액을 받지 않고 독자들에게서 한 회 300원씩 받는 방식을 택했다. 순정만화의 정상급 작가인 그가 고료를 안정적으로 받지 않는 것은 모험이다.

○ 재미있게 만드느라 머리에 쥐날지경

“‘인터넷 만화=공짜’라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창작만화는 독자가 그만한 부담을 해야 한다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300원에 대한 독자들의 비판이 있다는 점도 압니다만 작가가 더 부담스럽죠. 팬들이 많이 보도록 하려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요. 특히 인터넷은 독자의 반응이 즉각 오니까 머리에 쥐가 날 지경입니다.”

그는 내년 봄까지 ‘풀하우스2’와 오프라인 격주간지 ‘윙크’에 연재중인 ‘렛다이’를 완결지을 예정이다. 그는 ‘복수를 대행해주는 사람’을 다룬 판타지, 중세와 윤회사상을 소재로 한 시대물 등을 구상하고 있다.

“만화가가 된 건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였는데, 작품 마감 때문에 영화 볼 시간도 못 내다니… 이게 아이러니예요.”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원수연씨는…

1987년 단편 ‘그림자를 등진 오후’로 데뷔했으며 ‘풀하우스’ ‘엘리오와 이베트’ ‘렛다이’ ‘바나나’ 등 히트작을 잇따라 발표하며 정상급 순정 만화가로 떠올랐다. 원씨의 만화는 화려한 그림과 톡톡 튀는 대사가 특징이다. 그는 2000년 여덟살 연하의 만화가 강성수씨와 결혼해 아들(4)과 딸(1)을 두고 있다. 강씨도 2002년 한 스포츠신문에 ‘스위트 홈’을 연재했으며 현재 미디어다음에 부부 생활을 담은 ‘느끼맨과 빅토리걸’을 그리고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