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살충제 '노 벅스'

  • 입력 2003년 8월 4일 17시 51분


입장 바꿔 생각해봐! 네가 벌레라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한다. 살면서 종종 듣기는 하지만, 이 말처럼 말하기는 쉬워도 정작 실제로 하기는 어려운 것도 드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광고는 바로 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개념을 멋지게 광고에 활용한 사례입니다. 올해 칸 광고제 옥외광고물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광고입니다.

일단 사진을 보시죠. 수많은 거울(?)이 뭔가 하나의 사물을 조금씩 다르게 비추고 있습니다. 거울에 맺힌 상(像)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람이 뭔가를 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아래쪽 카피를 보시죠.

‘파리(모기)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보는 것.’

무릎을 치시는군요. 어떤 제품의 광고인지 이제 감이 잡히시죠? 바로 벌레를 잡는 살충제 ‘노 벅스’라는 제품의 광고입니다.

거울처럼 보이던 것들은 바로 파리와 모기의 눈이고 이들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것은 노 벅스 스프레이를 들고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광고가 대상을 받은 이유는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시각이 아니라 제품을 사용당하는(?) 파리와 모기의 입장에서 광고를 만들었다는 아이디어 덕분입니다.

이 광고는 각각 거미, 파리, 모기의 눈에 사물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 거미편, 파리편, 모기편 등을 제작했습니다. 곤충의 눈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없었다면 만들기 어려운 광고였겠지요. 날씨가 더워서 짜증이 많이 나는 요즘입니다. 오늘 하루라도 주위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해 보면 어떨까요? 이 광고를 보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칠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죠.

권미경 차장(웰콤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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