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FIVETEN 암벽화 시리즈

  • 입력 2003년 5월 12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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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껍질(왼쪽)과 파리 암벽화 바닥에 붙어있는 광고.사진제공 오리콤
바나나 껍질(왼쪽)과 파리 암벽화 바닥에 붙어있는 광고.
사진제공 오리콤
거리를 걷다 보면 멋쟁이들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대개는 두 부류로 나뉘더군요. 자신의 매력을 한껏 살린 멋쟁이와 최첨단 유행만 좇는 멋쟁이. 이럴 때 전자에 시선이 끌리는 건 당연하겠죠.

사람이 그렇듯, 광고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요즘 광고를 볼 때 ‘얼마나 튀는 아이디어인가’보다는 ‘얼마나 내용이 있는 아이디어인가’를 먼저 살피게 됩니다. 그저 근사하게 보이려고 치장한 광고가 아니라 제품의 매력을 잘 알고 드러내는 광고가 진짜 멋쟁이 광고가 아닐까 하는 것이죠.

그런 제 생각에 동의를 구하기 위해 소개할 광고는 ‘FIVETEN의 암벽화’입니다. 암벽화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입니까. 바로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일련의 광고들은 그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왼쪽 사진은 바나나를 밟은 신발입니다. 그 미끄러운 바나나를 밟았는데도 신발이 미끄러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바나나가 신발에 딱 붙어 버립니다. 설마∼ 하면서도 그 과장된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파리 잡는 끈끈이 대신 FIVETEN 암벽화를 매달아 놓았습니다. 보이죠? 바닥에 붙어 있는 수많은 파리들이. 이쯤 되면 잘난 척이 도를 넘습니다만 오히려 애교스러운 허풍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여기에서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FIVETEN을 신은 거미가 줄도 없이 매달려 있는 모습, 벗어놓은 신발이 바닥이 아닌 벽에 붙어 있는 모습 등 ‘미끄러지지 않음’이라는 제품의 매력은 각각의 광고에서 유감없이 드러납니다. 손뼉을 탁 치게 만드는 과장된 아이디어도 유쾌하지만 암벽화의 본분을 잊지 않은 명확한 컨셉트와 크리에이티브에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광고를 보다 보면 때로 화려한 비주얼에 현혹되기도 하고 근사한 카피 한 줄에 넘어가기도 합니다만, 제품의 매력이 없으면 그 근사한 광고들도 결국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산 좋고 바람 좋은 5월, 이 광고를 보고 마음이 동하신다면 암벽화 하나 장만해서 산에 올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도정윤 오리콤 카피라이터 skyblue@ori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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