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대학생 '얼굴없는 선행' 2년째

  • 입력 2003년 1월 7일 18시 24분


6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청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얼굴없는 대학생’의 따뜻한 온정(溫情)에 훈훈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해 1월 3일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불우한 이웃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쌀 100포대를 기탁했던 한 남자 대학생이 올해도 찾아와 20㎏짜리 쌀 100포대를 기탁했기 때문이다.

쌀을 구청에 배달해 온 쌀가게 주인 황길상씨(58)에 따르면 지난해 380만원을 건네며 불우이웃을 위해 쌀을 전달해 달라고 했던 학생이 6일 오전 또 찾아와 44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며 쌀을 구청에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황씨는 이 학생이 지난해와 같이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과 부모님이 주신 용돈을 아껴 돈을 마련했다”며 “얼마 되지 않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황씨는 “이 학생에게 이름이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하고는 총총히 사려졌다”고 말했다.

상당구청 사회복지과 직원들은 7일 오후 관내 소년소녀가장과 홀로 사는 노인 등 100가구에 이 학생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쌀을 골고루 나눠주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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