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청정 제주’ 이미지 ‘와르르’…“뭐가 보여야 다니지”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5일 16시 51분


제주지역에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5일 오전 제주시 제주국제공항과 제주도심이 희뿌옇게 보이고 있다.2019.3.5/뉴스1 © News1
제주지역에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5일 오전 제주시 제주국제공항과 제주도심이 희뿌옇게 보이고 있다.2019.3.5/뉴스1 © News1
5일 제주시 용담해안도로 초입 용두암를 찾은 신모씨(35·여) 일행은 아쉬움이 남는지 자꾸만 바다를 뒤돌아봤다.

평소 같았으면 새파란 하늘과 바다를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남겼을 테지만 김씨 일행은 미세먼지와 안개가 뒤섞인 회색빛 풍광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발길을 돌렸다.

이날 제주 전역에는 전날 내려진 초미세먼지·미세먼지 주의보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날 오전 제주에 도착했다는 신씨는 “출장차 제주에 자주 왔었는데 이렇게까지 희뿌연 하늘은 본 적이 없다”며 “돌아갈 때까지 실내 관광지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난 나홀로 관광객 김영복씨(33·여)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3·1절 연휴에 휴가까지 붙여서 어렵게 제주에 왔는데 계속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져서 한라산은 물론이고, 오름, 곶자왈, 바다까지 모두 포기했다”며 “조용히 카페투어나 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용담해안도로를 걷던 올레꾼 오영근씨(55·남) 역시 “사실 오후가 되면 슬슬 괜찮아지려니 싶었는데 막상 나와 보니 정반대다. 제주에도 미세먼지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오늘은 곧바로 숙소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광업계 역시 우려 섞인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침체와 개학시즌 비수기에다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가뜩이나 줄어든 관광객이 더 감소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컸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한 실내 관광지 관계자는 “아무리 비수기라도 적어도 하루 500명 이상은 오는데 (초미세먼지·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린 전날, 오늘은 관람객이 100명이 채 안 됐다”며 “주변 도로에 렌터카도 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관광지 관계자는 “요 며칠 미세먼지 떄문에 실내 프로그램만 운영하고 있는데 관광객들이 실내에서도 황사마스크를 쓰고 있을 정도로 불안감이 있다”며 “하루 빨리 하늘이 맑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제주 전역에는 이틀째 초미세먼지(PM2.5·1000분의 2.5㎜보다 작은 먼지) 주의보와 미세먼지(PM10·1000분의 10㎜보다 작은 먼지) 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이에 도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도 전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내린 상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도내 주요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는 제주시 이도동 110㎍/㎥, 제주시 연동 104㎍/㎥, 서귀포시 동홍동 91㎍/㎥, 서귀포시 대정읍 83㎍/㎥, 서귀포시 성산읍 65㎍/㎥으로 대체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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