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증거 없는 고유정 의붓아들 사건…검찰수사·재판 가시밭길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6일 1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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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지난 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2차 공판을 받기 위해 교도소 호송버스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2019.9.2/뉴스1 © News1
전 남편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지난 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2차 공판을 받기 위해 교도소 호송버스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2019.9.2/뉴스1 © News1
온갖 추측을 낳았던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의 경찰 수사가 반년 만에 끝났다. 경찰은 사망사건 가해자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고유정을 지목했다.

하지만 고유정의 범행을 뒷받침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앞으로 있을 검찰 수사는 물론 유죄 여부를 가릴 재판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고유정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수사 결론 등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정확한 송치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수사 과정에서 고유정의 범행으로 볼 만한 여러 정황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편 A씨(37)에게서 고유정이 처방받은 특이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것과 고유정이 아들의 사인으로 나온 ‘질식사’ 등을 범행 전 인터넷으로 검색한 점 등이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 6월7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영상캡쳐)2019.6.7/뉴스1 © News1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지난 6월7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영상캡쳐)2019.6.7/뉴스1 © News1
하지만 직접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데다 고유정이 범행을 적극 부인하고 있는 터라 앞으로 진행될 검찰 수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줄곧 혐의를 부인한 고유정이 검찰에서 입장을 바꿔 범행을 인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 남편 사건 수사에서도 고유정은 진술 자체를 거부했다.

우여곡절 끝에 검찰이 고유정을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한다고 해도 법원에서 정황증거의 사실관계에 대한 치열한 법정다툼도 예상된다.

6개월에 걸쳐 신중한 수사를 진행한 충북경찰 내부에서도 향후 검찰의 기소 여부와 재판 결과를 두고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복수의 수사형사는 “전 남편 사건으로 볼 때 고유정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정황 증거에 대해 나름의 논리를 세워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기소할지, 그리고 이후에 진행될 재판을 지켜봐야겠지만 고유정이 유죄로 판단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고유정의 의붓아들인 B군(만 4세)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쯤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당시 의식과 호흡, 맥박은 없었다.

B군은 사망 전날 저녁식사를 마치고 친아버지인 A씨와 같은 방,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다.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잠을 잤다.

부검 결과 B군은 다음날 오전 5시 전후 몸 전체에 10분 이상 강한 압박을 받아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별한 외상은 없었고 약물이나 독물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

A씨는 고유정이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지난 6월13일 ‘아내가 아들을 살해한 것 같다’며 아내의 범행을 의심하는 고소장을 제주지검에 냈다.

고유정은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남편이 자신을 아들 살해범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명예훼손 등으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앞서 고유정은 지난 5월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제주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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