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 최대 2.8% 내리고… 석박사 6.9%까지 올려” 뿔난 대학원생들 집단행동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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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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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등록 앞두고 세 규합

“만만한 게 대학원생인가요? 학부는 반값등록금을 얘기하면서 대학원 등록금은 계속 올려도 되는 겁니까.”

연세대 경제대학원에서 통상산업을 전공하는 신용재 씨(36)는 학교 측이 대학원 등록금을 또 올리려 한다는 소식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공기업에 다니는 그의 월급은 평균 200만 원 정도. 주경야독도 힘들지만 학기마다 20만∼30만 원씩 오른 등록금은 이제 600만여 원에 달해 허리가 휠 지경이다.

신 씨는 “등록금을 내기 위해 지금까지 2000만 원을 대출받았는데, 이번 학기 학비는 또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라며 “그동안은 등록금이 올라도 잠자코 돈을 냈지만 또 인상되면 집단행동에라도 나설 생각”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2학기 등록금 책정을 놓고 주요 대학 대학원생들이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학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값등록금’ 투쟁 여파로 학부 등록금은 소폭 내린 대신에 대학원 등록금을 올리고 있기 때문.

이 같은 움직임은 연세대와 고려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수, 전문대학원 등 18개 대학원생 7000여 명이 소속된 연세대대학원연합회는 2학기 등록금이 인상될 경우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이번 1학기 학부 등록금은 1.5% 내렸는데 대학원은 2.5%가 올랐다”며 “직장인이 많은 데다 학생들이 모이기도 쉽지 않아 그동안 군소리 없이 학교 측이 원하는 대로 따랐지만 이번에는 대학원생들도 함께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경제전문대학원의 경우 지난 학기 등록금은 약 597만 원으로 지난해 565만 원에서 32만 원 올랐다. 연세대대학원연합회는 다음 달 개강에 맞춰 등록금 인하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고려대도 특수, 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주축이 돼 대학원연합회를 결성하고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 학부 등록금은 지난 학기 2.1% 내렸지만 특수, 전문대학원 등록금은 오히려 3% 올랐다. 이에 반발한 연합회 학생들은 5월부터 ‘등록금 인상 절대 결사반대’ 투쟁에 나서 일단 등록금 인상분 가운데 6억 원가량을 대학원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학교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강대 대학원에 다니는 이모 씨(30)는 “학기마다 오르는 등록금 부담이 커 대대적인 등록금 인하 요구 움직임이 있으면 동참할 것”이라며 “대학원생 중에는 가정을 가진 사람도 많아 등록금 인상이 더욱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진우 기자 uns@donga.com  
#대학원#등록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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