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朴대통령 견해 비판 “역사인식 정상회담 조건 삼는건 잘못”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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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는 日서 존경받는 인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7일 한국 정부가 역사인식을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7일 한 민영방송에 출연해 “각 나라가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서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역사인식 문제를) 외교카드화해서 정상회담을 하느냐 마느냐의 조건으로 삼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가 특정 국가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이 발언은 한일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에 역사를 직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5일에도 같은 민영방송에 출연해 안중근 의사의 저격으로 사망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에 대해 “(일본에서) 존경받고 있는 위대한 인물”이라며 “그 점은 (한일이) 상호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달 방중 때 하얼빈(哈爾濱) 역의 안 의사 의거 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하도록 협조해 줄 것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요청한 데 대한 견해를 요구받자 내놓은 답변이다.

4차례 일본 총리와 초대 조선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는 메이지(明治) 헌법의 초안을 작성하는 등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인물로 일본에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한국에서는 1905년 조선에 을사늑약을 강요하고, 초대 조선통감으로서 한일강제병합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각인돼 있다.

아베 총리의 일련의 발언은 한일 간에 메우기 쉽지 않은 역사 인식의 갭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아베#박근혜대통령#이토히로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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