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갭투자” vs “먹구름 온다 피하자”

강성휘기자 입력 2017-06-28 03:00수정 2017-06-2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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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부동산대책후 시장 엇갈린 반응
경기 수원시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31)는 지난 주말 동안 서울 부동산중개업소 수십 곳을 갔다.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일명 ‘갭(gap)투자’ 매물을 찾기 위해서다. 그는 “정부 대책을 보니 부동산으로 목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갭투자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구로구에 있는 소형 아파트에 갭투자를 하려던 심모 씨(28·대학원생)는 고민 끝에 투자 계획을 접었다. 금리 인상 가능성과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위험 요소가 많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갭투자자들 사이에서 상반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시 답은 갭투자”라며 고삐를 당기는 투자자들도 있지만, 정부 규제 등으로 위험 요소가 크다며 ‘탈(脫)갭투자’를 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온도차는 정부의 6·19대책 발표 후 커지고 있다.

정부의 대책 발표 직후인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 아이파크’ 전용면적 59m²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현대 3차 아이파크’, 구로구 구로동 ‘구로 두산 위브’ 등 갭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던 다른 단지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치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 발표 직후 그나마 있던 매물 2개를 갭투자자들이 모두 집어갔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소형 갭투자 매물이 나오면 회사에 반차를 쓰고 달려와 계약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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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갭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아파트를 일단 사두면 결국 언젠가는 오른다’는 학습효과를 강조한다. 대림동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번에도 11·3대책 때처럼 아파트 값이 잠시 주춤하다 결국 다시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 규제가 줄곧 신규 아파트 시장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갭투자를 부추기는 데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 공급이 부족해 앞으로도 일부 지역에서는 꾸준히 전세금이 상승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실제로 서울 자치구 중 전세가율이 80%가 넘는 곳이 2015년 말 2곳에서 올해 6월 23일 5곳으로 늘었다.

반면 갭투자에서 단물을 기대하기는 더 이상 어렵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들은 올해 안에 금리 인상, 입주 물량 증가,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 등 ‘3중고(苦)’가 닥칠 경우 갭투자는 꼼짝없이 낭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거나 입주 물량이 늘면 아파트 값이 떨어져 갭투자자들이 손해 볼 확률이 높아진다. 심한 경우 세입자의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는 ‘깡통 전세’가 될 수도 있다.

또 국회의원 시절 계약갱신청구권(임차인이 원할 경우 전세 계약기간 연장을 보장해주는 권리), 전월세상한제 등의 법제화를 추진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한 것도 갭투자자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되거나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 그동안 ‘공급 부족=갭투자 유리’ 등과 같은 기존 논리가 통하지 않을 수 있다”며 “갭투자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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