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광범위한 그룹과 대화” 12일 귀국후 전국투어 나설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5일 03시 00분


자문관 역할해온 제프리 색스… 관저 떠나는 회견에 배석시켜
‘경제대통령’ 이미지 부각 전략… 사무실 서울 마포에 마련키로

 
경제석학 색스 “앞으로도 계속 조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왼쪽)이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시
 맨해튼의 총장 관저를 떠나면서 귀국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총장 특별자문관인 제프리 색스 컬럼비아대 교수.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경제석학 색스 “앞으로도 계속 조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왼쪽)이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시 맨해튼의 총장 관저를 떠나면서 귀국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총장 특별자문관인 제프리 색스 컬럼비아대 교수.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관저를 떠나면서 세계적 경제 석학인 제프리 색스 컬럼비아대 교수(유엔 사무총장 특별자문관)와 함께 기자들 앞에 섰다. 준비된 ‘외교 대통령’이자 ‘경제 대통령’임을 보여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12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간) 귀국한다.

 반 전 총장은 3일 기자들을 만나 “(색스 교수와) 한국의 경제 위기를 어떻게 풀면 좋을지 논의했다”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 열심히 일하는 한국 젊은층과 노년층이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를) 해결하면 좋을지 협의했다”고 전했다. 색스 교수는 “반 전 총장이 세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했던 많은 노력을 어떻게 한국에 접목할지 논의했다”고 화답한 뒤 “앞으로도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선 과정에서 반 전 총장의 비공식 자문관 역할을 계속 맡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또 반 전 총장은 “한국이 지금 겪는 어려움은 소통 부재 때문”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을 10년 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은 모든 걸 가급적 광범위한 그룹과 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이라고 했다. 귀국 이후 본격적인 ‘소통 행보’에 나서겠다는 점을 예고한 셈이다.

 반 전 총장의 귀국 행보는 이미 정치권 인사들에게 밝힌 ‘정치적 대통합과 경제·사회적 대타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충북 음성과 충주 등 고향을 방문해 귀국 신고를 한 뒤 설 연휴 전까지 부산 대구 광주 등을 돌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성과를 알리고 민생 현안을 듣는 ‘경청 투어’를 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이날부터 귀국 전까지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 내 한 산장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대선 행보를 구상할 예정이다. 한 유엔 소식통은 “반 전 총장이 12일 귀국과 동시에 상당히 구체적인 대선 도전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사무실을 서울 마포구에 마련하기로 했다. 김숙 전 주유엔 대사 등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교관 출신 측근들은 최근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향후 대선 행보를 논의하기도 했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 귀국 후 자기들(외교관 출신 측근들)이 전면에 나서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밝혀 대선 캠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측근 외교관 그룹은 2선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반 전 총장의 메시지와 홍보, 정책 분야에는 현역 의원 외에 이동관 전 홍보수석비서관과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 등 이명박 전 대통령 측 인사 등도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뉴욕=부형권 특파원
#반기문#색스#경제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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