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 지휘관, 옷 벗기고 형사처벌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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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문화 확 뜯어고치자]<上> 가혹행위 악순환 왜
‘침묵과 방관’ 사라지게 하려면 강력한 징벌시스템 확립 필요
“군인연금도 삭감해야” 주장도

구타 등 군내 반인권적 가혹행위를 근절하려면 일선 지휘관들이 이를 숨기거나 쉬쉬할 수 없도록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확실하고 강도 높은 ‘페널티 처방(처벌 조항)’이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지휘관들이 병영악습을 숨기거나 방조할 경우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하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가혹행위를 멈출 수 있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도 초급간부(하사)의 방조 및 가담, 지휘체계의 은폐 의혹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며 “군내 폭력과 가혹행위를 숨기는 지휘관은 사기와 전투력을 좀먹는 암적 요소로 보고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병영폭력을 눈감거나 은폐한 지휘관은 인사기록에 이를 ‘중대 과실’로 반영해 진급에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안이 심각할 경우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받도록 함으로서 불명예전역 조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고의성이 의심되면 군 검찰의 수사를 받도록 해 혐의가 입증되면 형사처벌까지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군내 악습을 은폐했다가 적발돼 불명예 전역한 지휘관에 대해서는 군인연금을 깎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윤 일병 사건 이후 군인사회의 무능과 기강 해이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면서 군인연금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

아울러 반인륜적 반인권적 병영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지휘책임을 물어 해체함으로써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육군 관계자는 “모든 지휘관들이 병영폭력과 가혹행위는 반드시 공개하는 것이 자신과 상관은 물론이고 부하에게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실히 들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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