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이후]연평훈련 목적 ‘방어’에서 ‘對화력전’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3시 00분


지금까진 기습상륙에 대비… 北 도발이후엔 대응에 초점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군의 서해 5도 해상사격훈련의 목적과 성격이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1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서해 5도 해상사격훈련의 목적과 내용을 조정하기로 했다”면서 “지금까지는 북한군의 기습상륙에 대비하는 게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대화력전을 중심으로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은 연평도 포격 도발처럼 북한이 다양한 포를 이용해 서해 5도를 직접 타격하는 도발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대화력전은 아군에 사격을 가하는 적을 탐지해 대응사격을 하는 ‘대응적 대화력전’과 적의 전반적인 화력지원체계를 공격하는 ‘공세적 대화력전’으로 구분된다. 공세적 대화력전은 적의 공격 개시 이전에 적의 공격 준비를 미리 파악해 파괴하는 사격이다. 이 때문에 서해 5도에서의 대화력전은 방어 위주의 대응적 대화력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연평도에 K-9 자주포를 증강 배치하고 사거리 45km의 다연장로켓(MLRS)과 지대공미사일 ‘천마’를 배치한 것은 이 같은 대화력전을 위한 조치다. 연평도 도발 이전까지만 해도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의 한국군 화력 가운데 북한 지역을 제대로 타격할 수 있는 포는 사거리 40km의 K-9 자주포가 사실상 유일했다. 연평도에 배치된 105mm 견인 곡사포, 81mm 박격포, 벌컨포 등은 사거리가 2∼13km에 그친다. 이 포들은 적의 기습상륙을 저지하는 방어용 전력이다. 20일 실시된 연평도 사격훈련은 기습상륙 대비훈련과 대화력전 훈련이 종합된 형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견인포, 박격포, 벌컨포 사격이 기존의 기습상륙 대비 훈련이었다면 아서 레이더가 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마가 적의 도발에 사격준비 태세를 갖춘 것은 대화력전 훈련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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