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봉쇄-협상 투트랙]
F-35B 스텔스기 등 탑재 美상륙함, 아라비아해서 야간 작전도 수행
NYT “누가 더 고통 견디나 시험장”
‘이란 석유 중개’ 美제재대상 유조선, 美 작전 직전 호르무즈 해협 통과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15척 이상의 군함을 동원해 13일(현지 시간) 대(對)이란 해상 봉쇄에 돌입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란 내 항구에 입출항하려는 선박의 항행을 막는 조치에 착수한 것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해군 선박 158척이 완전히 파괴돼 바다에 가라앉았는데, 소수의 ‘고속 공격정’만 남았다”며 “이 배들 중 어느 하나라도 우리의 봉쇄(해역)에 가까이 온다면 그들은 즉각 제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최대한 압박해 이르면 16일 개최될 2차 종전 협상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 美, 이란 해상 봉쇄에 강습상륙함 등 15척 이상 투입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부사령부는 해상 봉쇄가 미 동부 시간 13일 오전 10시를 기해 발효됐다고 밝혔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포함한 이란 항구 및 연안 지역에 입출항하는 모든 선박에 적용된다. 특히 중부사령부는 이 해역의 선박들에 보낸 추가 공지를 통해 미군의 승인 없이 봉쇄 구역에 진입하거나 출항하는 모든 선박을 차단, 회항, 나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외 항구에서 입출항하는 선박은 방해받지 않고 호르무즈를 통과할 수 있다고 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란 봉쇄 작전에 F-35B 라이트닝Ⅱ 스텔스 전투기와 MV-22 오스프리 수직 이착륙기를 탑재한 강습상륙함 트리폴리(LHA-7) 등 15척 이상의 군함이 투입됐다. 트리폴리는 페르시아해(아라비아해)에서 야간 비행 작전도 수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14일 중국 유조선인 리치스타리호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고, 미군의 봉쇄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이라고 전했다. 리치스타리호는 이란과의 거래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었다. 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동아프리카 코모로 선적 유조선 엘피스호가 이날 해상 봉쇄 발표 직전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오만만으로 빠져나갔다. 엘피스호는 이란이 국제 제재를 피해 원유 수출에 이용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 소속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이란보다 美 인내심 먼저 한계 드러낼 수도”
13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이란이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 상황을 두고 “해협이 어느 쪽이 더 큰 고통을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하는 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란을 고강도로 압박해 전쟁의 출구를 마련할 수도 있지만,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유가 상승을 더 부추기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과의 전쟁이 지속될수록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며 “전쟁이 5월 전에 끝나더라도 석유 공급량이 회복되려면 연말은 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십 년간 경제 제재를 겪으며 ‘저항경제 체제’ 속에서 살아온 이란이 버티기에 들어가면 미국의 인내심이 먼저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란이 이미 호르무즈 해협 밖에 1억6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비축해 둬 상당 기간 버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론적으로 이란은 7월 중순까지 중국에 원유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봉쇄 작전으로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 이란산 원유의 80∼90%를 수입해 온 중국이 이란에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단 분석도 있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NYT에 “중국, 인도, 파키스탄, 터키 등 이란의 주요 고객들이 이란에 압력을 가해 미국의 요구에 응하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이들 국가가 실제로 그렇게 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