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 거론하며 전쟁 정당화… 대립 격화
“美 출신 교황, 나 아니면 못돼” 주장도
예수 합성한 AI이미지 SNS에 게시
레오 14세 “트럼프 전혀 두렵지 않아”
이란 전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해 5월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으로 즉위한 레오 14세(사진)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등이 이번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자주 ‘신(神)’을 거론하자 교황이 이를 비판하면서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각국 최고 지도자가 전 세계 14억 가톨릭 교도의 수장 교황과 공개적으로 대립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교황을 겨냥해 “범죄 문제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서는 형편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의 핵무기를 용인하는 교황은 원치 않는다. 미국으로 막대한 양의 마약을 유입시키고, 살인자와 마약 밀매업자 등을 미국으로 보내는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것을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교황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레오 14세가 당초 교황 선출 후보 명단에도 없었는데 단지 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교황이 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내가 백악관에 없었다면 레오 14세 또한 바티칸에 없었을 것”이라며 바티칸이 자신을 상대하기 위해 일부러 미국인 교황을 선출했다고 주장했다. 레오 14세를 향해 “급진 좌파에 영합하는 것을 멈추고 ‘정치인’이 아니라 ‘훌륭한 교황’이 되는 데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자신을 예수에 빗댄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트루스소셜에 자신을 예수에 빗댄 인공지능(AI) 이미지를 공개했다. 빛에 둘러싸인 자신이 환자의 이마에 손을 얹는 등 치유를 행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자신에게 이란 전쟁의 중단을 요구한 최초의 미국인 출신 교황 레오 14세와 최근 내내 대립하고 있다. 사진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을 환자의 이마를 짚고 치유의 기적을 행하는 예수에 비유한 듯한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 또한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역시 종교의 힘을 빌려 이란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복음주의 기독교도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레오 14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면 대립을 자제하면서도 전쟁에 대한 비판 기조는 유지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13일 알제리, 카메룬, 앙골라, 적도기니 등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하기 위해 알제리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전능하다는 망상에 대한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 혹은 특정 인물을 공격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트럼프 행정부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전쟁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황은 최근 기도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 “성경을 인용해 전쟁을 벌이는 이들의 기도는 거부당할 것”이라며 이란 전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