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재력·일상·종교 등 삶의 전 영역을 수치화하고 극대화하려는 ‘맥싱(Maxxing)’ 문화가 MZ 세대 사이에서 확산 중이다. 사진=틱톡(@60minutes9, @jessiswellnessdiaries)
인생을 하나의 게임처럼 여기고 자신의 모든 능력치를 극한(Maximum)으로 끌어올리려는 이른바 ‘맥싱(Maxxing)’ 신드롬이 전 세계 MZ세대 사이에서 거대한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 트렌드는 외모와 재력을 넘어 종교와 영성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며 청년세대의 삶을 관통하고 있다. ● ‘룩스맥싱’의 그림자…외모 집착이 낳은 신체 강박
맥싱 문화의 시초는 외모의 미학적 매력을 극대화하는 ‘룩스맥싱(Looksmaxxing)’이다. 2010년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파생된 이 용어는 2020년대 들어 틱톡(TikTok)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화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단순히 피부 관리나 운동을 넘어, 턱선 교정을 위한 위험한 안면 윤곽 수술을 권장하는 등 극단적인 양상을 띠기도 한다.
소아과 전문의 밀란 아그라왈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룩스맥싱은 비현실적인 신체적 기대감을 고착시키며, 10대 소년들 사이에서 신체 강박과 섭식 장애를 유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타인의 외모를 냉혹하게 등급 매기는 문화가 우울감이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재력과 일상의 ‘최적화’…1초의 낭비도 허용 않는 강박
사진=틱톡(@swag_money_garfield,@jswannaberich) 외모를 정복한 맥싱 트렌드는 자산과 시간 관리의 영역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자산 규모를 극대화하려는 ‘머니맥싱(Money-maxxing)’은 ‘자산은 곧 능력’이라는 인식 아래 투자와 부업에 몰두하며 압도적인 부의 축적을 추구한다.
또한 일상의 모든 순간을 생산적으로 설계하는 ‘라이프맥싱(Lifemaxxing)’은 미라클 모닝이나 분 단위의 고강도 루틴을 통해 단 1초의 낭비도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관리를 삶의 목표로 삼는다.
최근에는 장 건강을 위해 섬유질 섭취량을 급격히 늘리는 ‘파이버맥싱(Fibremaxxing)’까지 등장했다. 영양사 폴 크리그너는 CNN을 통해 “장내 미생물군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며 “단기간의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염증 수치를 악화시키고 소화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영혼마저 단련 도구로…‘캐슬릭’과 ‘젠’ 맥싱의 등장
종교적 규율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고 삶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미국 청년들의 ‘캐슬릭맥싱’ 현상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틱톡(@_anthonygross)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종교와 영성마저 성능 향상의 도구의 하나로 삼는다는 점이다. 가톨릭의 엄격한 규율과 전통을 자기 단련의 수단으로 삼는 ‘캐슬릭맥싱(Catholic-maxxing)’이 대표적이다.
이와 유사하게 선불교의 명상과 비움을 통해 뇌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젠맥싱(Zen-maxxing)’ 역시 디지털 디톡스와 미니멀리즘을 통해 ‘강철 멘탈’이라는 상급 능력치를 얻으려는 청년들 사이에서 확산 중이다.
● “불안한 시대, ‘통제 가능한 나’에 대한 집착”
사회학자들은 청년들이 맥싱에 몰두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사회적 불안에서 찾는다. 영국 시티 대학교의 사회학자 스테파니 앨리스 베이커 박사는 가디언에 “기술은 변해도 자기계발을 향한 기저의 충동은 여전하다”며 “이는 고립된 개인이 최고가 되려는 노력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 불안한 사회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사회학자 캐서린 제저-모턴 역시 “현대인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을 최적화하기 위해 모든 정보를 자기 계발의 자양분으로 소화해내려 할 것”이라며 멈출 수 없는 최적화 강박을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의 가혹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다 ‘진짜 나’를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며, 내면의 단단한 자존감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인생 최적화임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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