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EU의 대미 무역보복 검토 주도
美주도 ‘가자지구 평화위’에도 비판적
트럼프 “아무도 마크롱 원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자지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 가입하지 않으면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평화위 참여를 거부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가 그렇게 말했다고? 그는 곧 물러날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프랑스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그는 (평화위에) 가입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그는 굳이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평화위는 가자지구 분쟁 관리·감독을 위한 국제 분쟁 중재 기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20개 항목의 평화 구상을 발표하면서 가자 임시 통치 기구를 감독할 최상위 기구로 제안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일명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nti-coercion instrument·ACI) 가동을 요청하는 등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CNN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EU에 ACI 가동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ACI를 가동하면 미국의 EU 시장 접근을 차단하거나 수출 통제를 가하는 등 미국 대형 기업을 겨냥한 광범위한 보복 조치가 가능해진다.
로이터는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해 현재 프랑스는 평화위 가입을 거절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측근은 로이터에 “프랑스는 현재로서는 이 구상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호주, 캐나다, 이집트, 튀르키예, 이스라엘 측에 평화위 가입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평화위 위원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평화위 상임이사국 자리를 희망하는 국가에는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 출연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를 인용해 “평화위가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등 다른 지역 분쟁까지 다루며 유엔을 대체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평화위 헌장에는 ‘분쟁 지역에서 안정을 촉진하고 합법적 통치를 회복하며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대체할 미국 주도의 국제기구를 설립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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