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7일 “일본산 디클로로실란(DCS)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하루 전에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으며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 용도 물자(민간용과 군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한 물품)의 군수용 수출을 금했다. 이틀 연속 일본을 향한 경제적 압박 조치에 나선 것이다.
● 中, 일본에 대한 경제 압박 조치 강화 나서
중국 상무부는 이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에서 수입된 DCS 가격은 31% 떨어졌다”면서 일본 기업들의 덤핑 수출로 자국 내 관련 산업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DCS는 반도체 칩 제조에 쓰이는 가스 형태 물질로 웨이퍼 위에 얇은 실리콘 층을 쌓는데 핵심 역할을 한다. 일본은 초고순도 등급의 세계 DCS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다. 중국이 일본산 DCS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일본산 제품 가격이 높아지면 중국 기업은 한국, 독일 등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은 자국산 희토류의 대(對)일본 수출 심사 강화 또한 검토하고 있다. 같은 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일본의 악질적 행태를 감안해 당국이 지난해 4월 통제 목록에 포함시킨 희토류 관련 품목의 수출 허가 심사를 더 엄격히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자 사마륨,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개 희토류 및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반도체, 첨단 무기 등의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 허가 절차까지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이 ‘레드 라인’을 넘거나 중국의 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추가 조치를 취한다면 경제·무역 관계를 포함한 더 광범위한 파장이 따를 것”이라고도 전했다.
중국의 각종 경제적 압박이 강화되면 일본 경제는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의 대중 희토류 의존도는 2009년 85%에서 2020년 58%로 낮아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산 희토류가 저렴하다는 이유 등으로 2023년 해당 비중이 69%로 다시 상승했다.
일본 다이와종합연구소도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 수출을 1년간 전면 중단한다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약 3.2%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액으로는 약 18조 엔(약 166조 6500억 원)에 달한다. 이 여파로 일본 고용 또한 약 3.2% 줄어 약 216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日, 첨단소재 수출 제한 등 대응 나설 수도
일본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나이 마사아키(金井正彰)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6일 스융(施泳) 주일본 중국대사관 차석 공사에게 “일본만을 상대로 한 수출 제한 조치는 국제 관행과 크게 달라 매우 유감스럽다”며 해당 조치의 철회를 요구했다.
일본이 중국에 대한 첨단소재 수출 규제 등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감광제(포토레지스트) 등의 수출을 규제했다.
한편 일본 도쿄에서 7일 열린 중일 경제단체 신년회에 우장하오(吳江浩) 주일 중국대사가 불참했다. TV아사히에 따르면 수십 년간 열린 이 행사에 현직 주일본 중국 대사가 불참한 적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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