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커리 데레니오우스키 인스타그램 갈무리
호주 시드니 동부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총격범을 맨손으로 제압해 더 큰 피해를 막은 ‘시민 영웅’이 온라인상에서 모인 성금 약 250만 호주달러(약 24억4000만원)를 전달받았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드니 한 병원에서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 씨는 인플루언서이자 국제 온라인 기부금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 공동 기획자인 재커리 데레니오우스키로부터 수표를 전달받았다.
앞서 이달 14일 호주 시드니 동부 본다이 해변에서 유대교 명절 ‘하누카’ 기념 축제 중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10세 소녀, 87세 노인 등을 포함해 16명이 숨졌고, 최소 40여 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아흐메드 씨는 사건 당시 몸싸움 끝에 범인들로부터 총을 빼앗아 더 큰 피해를 막았다. 범인 제압 과정에서 팔과 손에 총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고펀드미에는 아흐메드 씨를 도우려는 후원금이 답지했다. 미국의 유대계 억만장자 빌 애크먼이 9만9999호주달러(약 9760만 원)를 기부하는 등 전 세계 4만 3000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금에 참여했다.
성금을 전달받은 아흐메드 씨는 “내가 받을 자격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데레니오우스키는 “한 푼도 남김없이”라고 답했다.
아흐메드 씨는 ‘기부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물음에 “서로 힘을 합쳐 모든 인류가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그리고 모든 나쁜 일은 잊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계속 나아가세요”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을 구한 건 진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다. 날씨가 좋았고, 아이들과 여성, 남성, 청소년 모두가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며 “모두가 행복했고, 그럴 자격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 나라는 세계 최고의 나라다. 하지만 우리는 가만히 서서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신이 호주를 지켜주길 바란다. 오지, 오지, 오지(Aussie, Aussie, Aussie)”라고 했다.
아흐메드 씨는 모금액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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