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트럼프, ‘8만원짜리 성경’ 판매까지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7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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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8만1000원 짜리 ‘트럼프 판’ 성경책 판매를 권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홍보영상 캡처

각종 소송전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엔 ‘트럼프 보증 성경책’ 판매에 나섰다. 더불어 부활절을 앞두고 기독교적 가치를 강조하며 미 대선을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성전’이라는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과 유튜브 등에 ‘신이여 미국에 축복을 성경(God Bless the USA Bible)’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렸다. 31일 부활절을 앞둔 고난주간을 잘 보내자는 메시지와 함께 “모든 미국인은 가정에 성경책이 필요하다. 미국이 다시 기도하게 하자”며 “성금요일과 부활절이 다가오는 만큼 ‘미국에 축복을 성경’을 구매하길 권한다”며 판매 웹사이트를 안내했다.

트럼프판 성경책의 가격은 59.99달러(8만1000원). 자신이 유세현장에서 등장할 때마다 나오는 컨트리가수 리 그린우드의 노래 제목에서 성경책 이름을 지었다. 성경과 그린우드 노래 후렴구 자필 버전, 헌법 등도 포함돼 있다.

판매 웹사이트에 따르면 수익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에 쓰이지 않는다고 나오지만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로 로열티가 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황금색 스니커즈를 비롯해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한 각종 ‘굿즈’의 수익화를 노려왔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수의 민형사 소송으로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다. 뉴욕 ‘자산 부풀리기’ 민사 사건 항소에 대한 공탁금이 1억7500만 달러(2357억 원)로 줄었지만 여전히 막대한 금액이다.

26일 뉴욕증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니셜 ‘DJT’ 종목명으로 첫 거래를 시작한 트루스소셜 주가가 16% 급등했지만 당장 현금화는 어렵다. 서류상으로는 46억 달러(6조2000억원) 주식 부자로 등극했지만 합병 등으로 6개월 동안 경영진의 주식 매각을 사실상 금지하는 ‘락업’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CBS 방송 등 미 언론은 “트럼프 측근으로 구성된 회사 이사회가 락업 기간을 면제하거나 단축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식을 매각하기 시작하면 주가가 폭락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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