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 북부 구호품 전달 중단…“굶주린 주민들, 총격·약탈”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1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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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전달 3주 만에 재개했지만 대부분 약탈
“구호품 확대, 북부 국경검문소 개방해야”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극심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구호품 약탈이 격화되자, 유엔이 가자 북부에서 구호 식량 전달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20일(현지시간) 가자 북부에서 안전한 분배가 가능한 조건이 마련될 때까지 구호 식량 지원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WFP에 따르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UNRWA)는 지난 18일 구호품 전달을 3주 만에 재개했으며, 북부 가자시티에 7일 동안 트럭 10대로 식량을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트럭이 북부로 향하던 중 중부 지역인 와디 가자 검문소 인근에서 굶주린 주민들에 둘러싸였으며, 가까스로 가자시티에 진입한 후엔 총격을 받았다.

다음날 2차 호송에 나섰지만, 남부 칸유니스와 중부 데이르알발라 사이에서 트럭 여러 대가 약탈당했다. 트럭 운전사가 구타당하기도 했다. 남은 식량은 무질서 속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가져갔다.

WFP는 “지난 이틀간 전례 없는 수준의 절박함을 목격했다”며 “가자지구가 기아와 질병으로 급격히 추락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우려했다.

앞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WFP가 최근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 북부의 2세 미만 영유아 15.6%가 급성 영양실조 상태로 나타났다.

약 3%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중증 영양실조로, 응급 치료를 받지 않으면 합병증과 사망 위험에 처할 수 있다.

WFP는 “가능한 한 빨리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전달을 재개할 방법을 모색하겠다”며, 구호품을 확대하고 가자 북부로 향하는 국경검문소가 개방돼야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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