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시바, 오늘 상장폐지…74년 상장 역사 마무리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20일 14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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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펀드 산하서 재건 꾀할 듯…5년 후 재상장 목표

일본의 대표적인 대기업 도시바가 20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다. 1949년부터 약 74년 상장 역사가 막을 내렸다.

현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투자 펀드 ‘일본산업파트너스(JIP)’로 인수되는 도시바는 전날을 마지막으로 상장 폐지됐다. 도시바의 종목코드 6502도 퇴출됐다.

마지막 매매일인 19일 도시바는 전 거래일 대비 0.10% 내린 459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3시 도시바는 성명을 내고 “보다 한 층 더 기업 가치 향상 및 사회 공헌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경제 부흥을 떠받치며 과거 주식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 온 도시바의 상장 역사는 마무리됐다.

일본 대표적인 대기업인 도시바는 백색가전부터 반도체 등 폭 넓은 제품을 취급하는 종합 전기 브랜드로 자동차 기업 등과 함께 일본의 기간 산업 기업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전반 아시아 세력에게 밀리며 실적이 악화됐다.

도시바는 2015년 4월 회계 부정이 발각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미국 원자력발전소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WH)가 거액의 손실을 내면서 경영파탄에 빠졌다.

히타치(日立)제작소가 인프라·정보기술(IT) 산업, 소니그룹이 게임·음악 분야를 중심으로 재건한 반면, 도요타는 원자력발전 사업에 손을 대면서 오히려 독을 마신 셈이 됐다.

이로 인해 2년 연속 채무초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60개 해외 투자펀드로부터 6000억엔 규모의 증자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악수가 됐다. 증자를 맡은 해외 펀드 대주주들과 도시바 측이 경영 면에서 격렬하게 대립하게 된 것이다. 주주의 의향에 따라 경영 전략이 좌우됐다.

도비사는 2021년 11월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그룹을 3개로 분할하겠다 했으나, 대주주 반발로 2분할로 수정했다. 2022년 3월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이 방안도 부결됐다. 결국 막다른 곳에 직면한 도시바는 비상장화를 포함한 재건 방안을 공모하겠다는 방침으로 전환했다.

도시바 이사회는 지난 3월 JIP가 2조엔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주식 비공개화(상장폐지)를 위한 주식병합 등을 승인했다.

도시바의 새로운 체제는 JIP가 주도한다. 앞으로 5년 후 재상장을 목표로 한다. 원자력 발전 등 주력 인프라 사업과 데이터 서비스 사업 등을 육성한다. 기업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지가 과제로 남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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