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비자금 의혹’ 영향, 외교로도…“기시다, 내달 남미 순방 보류 검토”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2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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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국내서 대응할 필요 있다는 견해가 대세"
"이미 순방 조정 중…취소는 '기시다 외교'에 실점"

일본 집권 자민당 ‘비자금 의혹’ 영향이 외교로까지 번지고 있다.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내년 1월 상·중순 예정했던 남미 방문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정부·여당 내 자민당 파벌 정치자금 모금 파티를 둘러싼 문제 대응에 전념하도록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 문제가 외교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당초 내년 1월 9일 일본에서 출발해 브라질, 칠레 등 남미 여러 국가를 순방할 계획을 세우고 조정을 추진해왔다.

브라질은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신흥·도상국 ‘글로벌사우스’의 대표격이다. 2024년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이기도 하다. 기시다 총리는 내달 브라질을 방문해 협력 추진을 확인할 생각이었다.

칠레는 구리와 리튬 등 중요 광물 자원이 풍부한 국가다. 일본은 관계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남미 순방을 마친 후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하기 위해 곧바로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자민당 정치자금 문제를 둘러싸고 도쿄지검 특수부는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수부는 오늘 13일 임시국회 폐회한 후 아베파 소속 의원들에게 사정청취(조사) 등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신문은 “(향후) 정권 운영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년) 1월 후반 소집될 것으로 보이는 정기국회를 위해 (기시다) 총리는 국내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대세”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기시다 총리 순방 예정국과 이미 조정을 진행 중이다. “순방 중단은 글러벌 사우스와의 관계 강화에 힘을 쏟아 온 ‘기시다 외교’의 실점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조사 진전 상황, 당내 정세 등을 주시하며 순방에 나설지 최종 판단할 전망이다.

현재 도쿄지검 특수부는 자민당 5개 파벌의 정치자금에 대한 수지 보고서 불기재·허위 기재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당내 최대 파벌 아베파 소속 의원들은 정치자금 모금 ‘파티권’ 판매 할당량 초과분을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고, 모금한 돈을 되돌려 받아 비자금으로 삼았다는 혐의도 받는다. 파티권은 정치자금 모금을 위해 유료로 진행되는 행사(파티)시 판매하는 티켓이다.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자 기시다 총리는 내각과 당 간부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 아베파 소속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 등이 사실상 경질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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