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첫 눈’…돌아온 ‘겨울전쟁’에 인프라 집중공세 대비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23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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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두 달여 미사일 비축…인프라 총공세 가능성"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첫 눈이 내려 수도 키이우 등을 하얗게 덮었다. 지난해 2월, 늦겨울 시작한 러시아-우크라 전쟁은 한 번의 깊은 겨울을 보낸 뒤 또 다른 겨울을 맞았다. 우크라는 러시아군이 전력 시설 등을 집중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하면서 고된 겨울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날 우크라에 첫 눈이 내린 가운데,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는 수 개월 간 지속한 우크라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고, 이로 인해 우크라인 수백만 명이 겨우내 난방과 전기 물 공급을 받지 못했다. 올해 1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우크라 에너지 기반시설 40%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올 들어 그런 공격은 산발적으로 이뤄졌지만, 많은 이들은 러시아가 최대한 혼란과 고통을 야기하기 위해 영하의 기온이 시작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우려한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사무총장 격)는 이날 키이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따뜻한 가을이었고 러시아는 이런 공격을 연기헀지만 분명히 올 것”이라면서 “우리는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닐로우는 최근 영국 런던을 비공개로 방문하고 팀 배로 국가안보보좌관과 토니 라다킨 국방참모총장 등 영국 안보·국방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러시아의) 겨울 인프라 공격에서 우크라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들이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면서 미사일을 비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21일 러-우 전쟁과 관련한 일일 군사정보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두 달여 동안 중폭격기 함대에서 최고 수준의 공대지 순항 미사일 발사를 자제했고 이 무기들을 상당량 비축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해 (겨울)과 같이 우크라 핵심 기반 시설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반복한다면 이 미사일들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 들어 기반 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자제했던 러시아는 지난 18일 주말 동안 드론으로 우크라의 여러 인프라를 타격했다. 이로 인해 400곳이 넘는 마을에서 일시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우크라군은 드론의 상당 부분을 격추해 피해를 줄였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민들에게 러시아군이 전력망 등 기반 시설 공격을 강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군은 동부 전역에서 맹공이 예상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월의 절반 정도가 지났고, 적군이 우리 인프라에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겨울을 극복하고 군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면서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국 각지의 우크라 기업들은 정전 시 사용할 발전기를 준비하고 기타 비상 계획을 세우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크라는 지난해보다 방공망이 더 잘 준비돼 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을 커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다닐로우는 “우리는 대비하고 있지만 러시아도 가만히 앉아 있지만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또한 이란과 북한 동맹국에게 배우고 도움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에서 러-우 전쟁을 “비극”이라고 부르면서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와의 평화회담을 거부한 적이 없다”면서 “전쟁 초기 휴전을 거부한 것도, 러시아와 직접적인 평화 협상을 대통령령으로 금지한 것도 우크라”라고 항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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