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美 에이브럼스·에이태큼스로 전세 바꿀 수 없다”

  • 뉴스1
  • 입력 2023년 9월 26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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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1월 지원을 약속한 에이브럼스 전차가 8개월 만에 우크라이나군에 인도된 가운데 26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은 에이브럼스 전차와 장거리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더라도 전세가 바뀌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에이브럼스·에이태큼스 지원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러시아군은 새로운 유형의 무기 사용에 적응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 모든 것들도 특별 군사 작전의 본질과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전장에서 힘의 균형을 바꿀 수 있는 만병 통치약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별 군사 작전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개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전쟁’이란 표현 대신 사용하는 용어다.

이어 페스코프 대변인은 “에이브럼스는 상당한 무기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전차에 대해 언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을 기억해 달라”며 “결국 이것들(에이브럼스)도 불에 타 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점차 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며 “우리군은 이러한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향상시켜 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가 자국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지원된 전차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언론들은 2개 소대를 편성할 수 있는 8~10대가 1차적으로 인도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이 올해 말까지 31대를 보내겠다고 밝힌 만큼 남은 20여대도 조만간 우크라이나 땅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서방은 독일산 레오파르트, 영국산 챌린저 전차에 이어 미국산 에이브럼스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이 향상된 지상 전력을 바탕으로 러시아군 점령지를 탈환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80년부터 실전 배치된 에이브럼스는 미국 주력 전차로 현존하는 전차 중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최고 시속 67㎞로 기동할 수 있고 120㎜ 활강포를 장착했다. 최근에는 장갑 소재가 열화우라늄으로 업그레이드돼 탑승 장병들을 더욱 견고하게 보호한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이번에 받은 에이브럼스는 일반 철갑탄보다 관통력이 2배나 뛰어난 열화우라늄탄으로 무장한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막강한 화력을 자랑할 전망이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기대했던 에이태큼스는 아직 지원되지 않았다. 다연장로켓발사기에 2발씩 발사되는 에이태큼스는 목표물 상공에 수많은 자탄을 뿌려 ‘강철비’라고 불린다. 최대 사거리가 300㎞에 달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어 미국은 그간 확전을 우려해 지원에 난색을 보여왔다.

그러나 미국 NBC방송은 지난 22일 사안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이뤄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소량의 에이태큼스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 백악관과 국방부는 로이터의 사실 확인 요청을 거부한 상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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