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용병으로 우크라戰 참전후 사면 석방된 죄수들, 재범 많아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10일 19시 49분


코멘트

18년형 선고받고 복역하던 남성, 고향 돌아온 후 젊은 남녀 살해
프리고진 “전쟁에 범죄재능 필요…과거 범죄자가 지금은 전쟁영웅”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투입된 바그너 그룹 용병에 합류시키기 위해 러시아가 조기 석방했던 데미안 케보키안이라는 죄수가 전투를 마치고 귀국한 후 젊은 남녀 커플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BBC가 10일 보도했다.

2016년 징역 1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케보키안은 바그너 그룹 용병으로 우크라이나군과 싸웠고, 귀국 후 퇴근하던 젊은 남녀를 살해해 체포됐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BBC는 복역 중 바그너 그룹 소속으로 전투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사면받은 죄수들이 다시 범죄를 저질러 기소된 사례는 케보키안 외에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케보키안은 2022년 8월31일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그가 수감됐던 교도소를 방문했을 때 바그너 그룹 용병으로 모집됐다. 그를 포함해 모두 150명의 죄수들이 이때 용병으로 바그너 그룹에 합류했다. 그는 전쟁에서 무사히 돌아왔다.

케보키안이 살해한 남녀 중 한 명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19살의 타티아나 모스티코였다. 타티아나는 지난 4월28일 일을 마친 뒤 직장 상사인 키릴 추브코와 함께 집으로 가던 중 타이어 펑크로 러시아 남서부 베레잔스카야 마을 근처의 도로변에 차를 세워야 했다. 키릴이 아내에게 전화로 늦을 것같다고 말한 것이 이들의 마지막 목소리였다.

키릴이 다음날 아침까지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그의 아내가 경찰에 신고했고 수색이 시작됐다. 두 남녀는 불에 탄 키릴의 차량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숲속에서 칼에 찔려 숨진 시신으로 발견됐다.

케보키안과 아나톨리 드보이니코프, 아람 타토시안이라는 다른 남성 2명이 용의자로 체포됐다. 케보키안을 제외한 2명은 강도 살인 혐의를 시인했지만 케보키안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들 2명은 케보키안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케보키안은 키릴과 타티아나가 살해된 곳 인근에서 차량을 납치해 강도 행각을 벌이고 살해한 갱단을 조직한 혐의로 기소됐다.

숨진 타티아나의 모친 나데즈다는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은 중죄인이 어떻게 사면을 받고 자유인으로 석방됐다는 곳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케보키안이 어떤 법적 근거에 따라 석방됐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프리고진은 교도소를 방문한 동영상에서 “살인 경험이 있는 죄수를 선호한다. 우리는 당신들의 범죄 재능을 필요로 한다, 6개월 간 전투를 치르고 살아남으면 10만 루블(약 135만원)의 보너스와 함께 사면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약속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바그너 그룹 용병으로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 참가한 죄수들을 사면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프리고진은 ”1년 간 4만9000명의 죄수들이 용병으로 전쟁에 참여했고, 약 3만2000명이 복귀했다. 그들은 이전에는 범죄자였지만 지금은 전쟁영웅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귀한 죄수들 중 많은 사람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질러 기소됐다. BBC는 최소 20명의 죄수들이 살인, 성폭행 등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이른바 ‘특별군사작전’ 참가자들의 신용을 떨어뜨리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들의 범죄는 잘 드러나지 않고 실제 범행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