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연예계 잇단 ‘미투’…“피해자 100여명 연일 폭로”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4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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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BBC "5월말부터 유명인 성희롱·성폭행 의혹 잇따라"
가해자 지목된 방송인·국민 아이돌 활동 중단·사과
"대형 폭로 아직 없어…국가,법률·상담 지원 확대해야"

대만에서 지난 5월 말부터 ‘미투 운동’(Me too·나도 당했다)이 연예계를 휩쓸고 있다.

영국 BBC는 대만에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100명 이상이 유명인의 성희롱 및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주로 방송진행자와 아이돌 등 유명 연예인이 성추행 등의 가해자로 지목됐다. 피해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들은 모델 인플루언서 등 엔터테인먼트·콘텐츠업 종사자였다.

지난달 19일 전직 모델 앰버 창은 페이스북을 통해 10여 년 전 유명 코미디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로 추정된 방송인 노노 첸의 매니저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엠버 창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다음 날, 인플루언서 아니사 창은 페이스북에 첸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2010년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창은 첸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하는 20명 이상의 여성들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현재 성폭행 미수, 성추행, 성희롱 혐의로 첸을 형사고발하기 위해 검찰과 접촉 중이라고도 밝혔다. 지난달 21일 노노 첸은 페이스북을 통해 활동을 중단하고 깊이 반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만의 국민 아이돌 염아륜도 미성년자인 전 남자친구의 동의 없이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지목당했다. 옌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겪지 말아야 할 일을 견디게 했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강압적으로 행동하거나 몰래 촬영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다.

대만은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나라로 손꼽힌다. 하지만 미투 의혹에는 피해 여성들의 폭로 동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발이 뒤를 이었다.

아니사 창은 “더 유명해지기 위해 10년 전 경험을 들먹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끔찍한 기분” 이라며 피해 사실을 폭로한 후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비정부기구 ‘희망정원재단’ 관계자는 “성폭행 관련 대형 폭로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의 법률·상담 지원이 확대되어야만 계속해서 폭로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정부가 현재 6개월인 성희롱 사건의 공소시효를 연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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