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선 3위후보 지지 끌어내… ‘종신 집권’에 성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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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투표 때 3위후보 5.17% 득표
에르도안, 2위후보와 4.6%P 차이
28일 튀르키예 대선결선 승리 유력

14일 튀르키예(터키)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왼쪽)가 22일 “28일 결선투표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스탄불=AP 뉴시스
14일 튀르키예(터키)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왼쪽)가 22일 “28일 결선투표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스탄불=AP 뉴시스
28일 튀르키예(터키)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14일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0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결선 투표의 승기를 굳혔을 뿐 아니라 사실상 종신 집권으로 가는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결선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기로 했다. 내 지지자들은 그를 찍어 달라”고 밝혔다. 그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향후 부통령 같은 고위직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49.5%를 얻어 44.9%를 얻은 야권 단일 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를 4.6%포인트 차로 제쳤다. 양측 모두 과반을 얻지 못해 결선 투표에서 승부를 가르게 됐고 오안 대표가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중요해진 상황이었다. 오안 대표는 1차 투표에서 5.17%(약 280만 표)의 지지를 얻었다.

오안 대표는 반(反)이민을 주창하는 극우 성향이다. 이런 그의 지지 선언으로 결선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무난히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14일 1차 투표와 함께 열린 총선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이끄는 여권 연합이 전체 600석 중 과반인 323석을 차지한 것도 ‘여소야대 정국’을 원치 않는 유권자 정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안 대표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 이유로 대통령의 소속 정당과 의회 다수당이 같아야 제대로 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다만 오안 대표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전부 에르도안 대통령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오안 대표의 표 상당수가 실제로는 1, 2위 후보 모두 내켜 하지 않는 무당층일 수 있다는 얘기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종 승리하면 고물가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는 기존의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 리라 가치 하락 등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리라가 심각한 (가치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튀르키예(터키) 대선 결선 투표#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대선 3위후보 지지#종신 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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