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곡물협정연장” 제안한 유엔 수장…러 “진전 안보여”

  • 뉴시스
  • 입력 2023년 4월 25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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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속에서도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한 흑해 곡물 협정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 가운데 유엔(UN) 사무총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서한까지 보내 협정 재연장을 제안했지만, 러시아 측은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이다.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유엔 사무총장실을 인용,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동하며 푸틴 대통령에게 보낼 서한을 직접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에는 흑해 곡물 협정의 연장과 개선, 확장을 위한 방향을 요약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장실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러시아산 곡물·비료의 수출 허용 문제와 관련한 러시아의 우려에 대해 “이미 이뤄낸 진전을 자세히 보고하면서 남은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유엔의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유사한 서한을 우크라이나와 튀르키예에도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보낸 서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러시아 측 협상안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노력을 쏟고 있다지만, 솔직히 지금까지는 그 진전 사항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아까 회동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서방국가들에게서 곡물 협정 내용을 준수하려는 성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곡물 협정의 성공을 위해선 서방이 진정성을 갖고 우크라이나산, 러시아산 곡물의 해외 수출을 함께 돕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주재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도 “(협정 재연장을 위한) 협력이 모두를 위한 더 큰 안보와 번영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라고 협정 재연장을 촉구한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막았다. 하지만 세계 식량 위기 우려가 커지자 UN과 튀르키예(터키) 중재로 지난해 7월 해상 수출로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협정은 120일 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허용하고 이후 합의를 거쳐 추가 연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해 11월, 지난 3월 두 차례 연장됐으나, 우크라이나·러시아가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면 협정은 5월 18일 만료된다.

러시아 정부는 두 번째 합의 항목인 러시아의 곡물수출 허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항의했다. 러시아는 요구 목록이 충족되지 않는 한 재연장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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