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주민 위협하던 ‘코카인 하마’ 해외로 이주 처분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6일 10시 04분


천적이 없어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는 콜롬비아 ‘코카인 하마’. TODAY 유튜브 캡처
천적이 없어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는 콜롬비아 ‘코카인 하마’. TODAY 유튜브 캡처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애완용으로 키우던 하마들 일부가 해외로 보내지는 처분을 받았다. 현지 당국은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 하마들이 주민들을 위협한다고 판단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에스코바르가 1980년대 애완 목적으로 들여온 수컷 하마 1마리와 암컷 하마 3마리가 급속도로 번식해 어류 생태계와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하마들은 원래 남미 대륙에 살고 있지 않았다. 1980년대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안티오키아주 메데인에서 약 250㎞ 떨어진 자신의 사유지 ‘아시엔다 나폴레스’에 만든 사설 동물원에 하마를 들여왔다.

에스코바르의 남미 코카인의 미국 운송 루트를 개발해 미국에 코카인을 전파한 장본인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지는 1990년 에스코바르의 재산을 300억 달러(약 33조 원)로 추산했다.

하지만 에스코바르는 1993년 콜롬비아 군경에 쫓기다 사살됐다. 그의 사설동물원에 있던 코끼리, 기린 등 다른 동물들은 동물원으로 팔려 갔지만 하마만 그곳에 방치됐다. 이후 인근 마그달레나강 유역으로 풀려난 하마들은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빠르게 번식해 당초 4마리에서 40년 만에 130~160마리 규모로 불어났다.

지역주민들은 이들의 번식력이 상상을 초월하자 ‘코카인 하마’라는 별명을 붙였다.

생태계 전문가들은 이 하마들의 위험성을 여러 번 경고했다.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코카인 하마의 개체 수가 20년 안에 1500마리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논문은 하마의 배설물이 수역 산소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어류 생태계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1년에 나온 또 다른 학술지에서는 하마가 작물을 훼손하거나 주민들에게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을 주장했다. 하마는 영역 본능이 강한 데다 천성 또한 사납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지역 주민들은 강에서 하마의 공격을 받았다.

지역 당국은 주민들의 안위가 위협받자 하마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생식기능을 없애는 중성화 및 피임화살을 쏘는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위험한 데다 효과까지 없었다.

결국 당국은 하마 70마리를 인도와 멕시코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안티오키아주 주지사 아니발 가비리아는 “하마를 수용할 능력이 있는 나라에 보내고 번식을 통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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