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주서 한인 산악인 3명, 눈사태로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3일 2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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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주 캐스케이드산맥. 워싱턴주=AP/뉴시스
미국 워싱턴주 캐스케이드산맥. 워싱턴주=AP/뉴시스


미국 워싱턴주 캐스케이드산맥에서 산행을 하던 한인 교포 산악인 3명이 눈사태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이들은 모두 ‘뉴욕 한인 산악회’ 소속이었다.

22일(현지 시간) 주시애틀총영사관과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 한인 산악회 소속 회원 6명은 19일 캐스케이드산맥에 올랐다. 이들은 2653m 높이의 콜척 봉우리에 오르려다 2000m가량 올랐을 때 폭설과 강풍을 만났다. 눈사태로 거대한 얼음이 이들을 덮치면서 박모 씨(66)와 이모 씨(60) 등 2명이 15m 아래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조모 씨(53)는 골절로 이동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구조대를 기다리다 동상으로 숨졌다.

나머지 3명은 구조 요청을 위해 긴급히 하산했다가 다시 올라온 뒤 조 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자들은 캠프까지 걸어갔지만, 통신 장치나 비상용 신호기를 가져오지 않아 당국에 곧바로 연락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산악회 인원은 7명이었으나 이날 한 명은 6명과 함께 등반에 나서지 않고 콜척 호수 근처 베이스캠프에 머물러 변을 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뉴욕 한인 산안회 회원들은 ‘시애틀 한인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다른 장소로 등반할 계획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이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함께 산에 올랐다가 전날 먼저 내려온 시애틀 한인 산악회 소속 한 회원은 “바람이 거의 눈보라급으로 상당히 심하게 불었다. 한인 교포 역사상 가장 심한 산악 사고라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현지 구조 당국은 현재 폭설로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시신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기상이 안정되면 23일 헬기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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