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을 볼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은 ‘현재의 제도가 여전히 최적인가’라는 질문이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이원화 체제는 인천공항 개항 당시에는 분명 합리적이었다. 글로벌 허브 공항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지방공항들의 분업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당시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분리 운영의 효율보다 통합 운영이 가져올 시너지를 진지하게 검토할 때다.
인천공항은 대한민국이 이룩한 가장 빛나는 성과이나 글로벌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했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글로벌 허브공항의 핵심 경쟁 지표는 환승 여객 비율이다. 세계 최고 허브들은 여객 수요 40% 이상 환승률을 유지하고 있으나 인천공항의 작년 환승률은 10.9%에 불과하다.
낮은 환승률은 인천공항 자체 역량 부족이 아닌 지방공항들과 국가 통합 네트워크로 묶여 운영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더 강력한 허브가 필요하다면 더 강력한 국가 공항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허브공항은 인프라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배후 수요 집객력, 전략적 노선 조정, 환승 동선 최적화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지금처럼 인천공항과 지방공항이 각자 움직이는 체제에서는 국가 전체 공항 네트워크의 최적화가 매우 어렵다. 이제는 허브 경쟁이 개별 공항 경쟁이 아닌 국가 공항군 전체의 통합 설계 경쟁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통합의 첫 번째 시너지는 국가 차원의 환승 피더망 강화와 공항 기능의 전략적 재설계다. 중요한 것은 인천공항 자원 집중이 아닌 지방 거점 공항들을 인천 허브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 설계다. 이로써 국내선 도착과 국제선 출발 파동을 정교하게 맞추고, 지방공항 출발 여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인천의 장거리 노선에 연결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통합 체제에서 인천은 중장거리 환승 중심 글로벌 허브, 김포는 비즈니스 및 단거리 국제선 거점, 지방공항들은 권역별 관광 거점으로 재편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중복투자 축소와 국가 재원 배분의 최적화다. 현재는 기관 각자 시설 투자와 노선 인센티브 등을 운영한다. 비슷한 시스템을 따로 만들고 당장 보이는 곳에 투자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기 쉽다. 반면 통합 체제는 단일 재무 프레임에서 관리하여 어느 공항에 어떤 기능과 투자를 집중해야 전체 편익이 극대화되는지 판단하고 효율적으로 재원을 집행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서비스 표준화와 국가 항공 네트워크의 균형 발전이다. 인천공항의 첨단 디지털 운영 역량과 한국공항공사가 축적한 공항 운영 경험을 결합하면 전국 공항의 서비스 수준을 상향 평준화할 수 있다. 데이터와 서비스 등 운영 표준의 통합은 항공사 및 노선 개발 협상력의 강력한 기반이 된다. 통합 그룹은 항공사에 인천의 중장거리 네트워크, 김포의 프리미엄 수요, 지방공항의 관광·지역 수요를 하나로 묶은 패키지 전략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는 지역 균형발전과 허브 경쟁력의 달성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이어진다. 지방공항을 더 잘 살려야 인천도 함께 강해진다. 지방공항이 지역 산업·관광·물류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하고 인천과의 연결을 통해 장거리 국제 접근성을 높이면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가 전체 항공 네트워크는 더 강력해질 것이다.
통합은 단순한 합체가 아니다. 노사 관계와 서비스 기준 등을 치밀하게 설계해 인천공항의 경쟁력 강화, 지방공항 활성화를 하나의 통합된 네트워크 전략으로 풀어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