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3대 핵전력 증강”…바이든 “핵군축 조약 중단은 큰 실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3일 17시 04분


코멘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참여 중단 선언은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2023.02.23.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하루 앞둔 23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대 핵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쏟겠다”며 이틀 만에 핵 위협을 또 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이틀 전 양국의 핵 군축 합의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의 참여 중단을 선언한 것을 두고 “큰 실수”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조국 수호의 날’인 이날 기념 연설에서 “3대 핵전력(Nuclear Triad)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3대 핵전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뜻한다.

그는 또 “사르마트를 올해 처음 배치하는 등 첨단 무기를 갖춰나가겠다”고 밝혔다. 사르마트는 핵 탄두를 여러 개 탑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ICBM로, 연내에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해상 기반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 또한 대량 생산하겠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21일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이틀 만인 이날 3대 핵전력 증강까지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핵 위협을 연계시킬 뜻을 분명히 했다.

22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지르콘’을 장착한 러시아군 호위함 ‘고르쉬코프’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했다. 이날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남아공, 러시아, 중국 3개국의 해군 연합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사거리가 900㎞인 지르콘은 음속의 5배 속도여서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 체계로 요격이 어렵다. 고르쉬코프는 지난달 말 대서양에서 지르콘을 시험 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에 관한 질문을 받고 “큰 실수이며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핵 전력) 태세나 그들이 하는 것에 어떤 변화가 있다는 것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푸틴)가 핵무기나 비슷한 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