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파인애플 수입 재개 예고… “친중 조성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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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유해물질 검출 이유로 중단
내년 총통선거 영향력 확대 해석

중국이 파인애플 등 대만산 농수산물 수입을 재개할 뜻을 밝혔다. 2021년 3월 대만산 파인애플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며 수입을 중단한 지 2년 만이다.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대만 내 친중 여론을 조성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취임 후 줄곧 반중 노선을 걷고 있는 차이잉원 총통과 집권 민진당에 타격을 안기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 국무원(행정부) 내 대만 담당 부처인 대만사무판공실의 주펑롄(朱鳳蓮) 대변인은 13일 밤 홈페이지에 게시한 발표문에서 “대만 농어민이 국민당(대만 야당)과 지방정부 등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수출이 재개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대만의 관련 기관 및 단체와 협력해 대만 농수산물의 중국 수출 재개에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고 했다.

파인애플은 대만의 대표 농산물로 가오슝, 타이난 등 남부가 주산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집권 초기였던 2년 전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대만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차이 총통 또한 “중국으로부터의 원심력을 강화하겠다”며 동조했다.

이에 중국은 파인애플 수입 중단으로 맞섰다. 전통적으로 타이베이 등 북부 수도권은 국민당 지지세가 강하고 남부에서는 민진당 지지층이 많다. 차이 총통의 지지 기반인 남부 농민을 자극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입 중단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제기된 이유다. 중국은 이후 대만산 우럭바리, 갈치, 전갱이 등 어류의 수입까지 속속 금지했다. 2020년 대만산 파인애플 중 91.2%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2021년에는 이 수치가 3.1%로 급감했다.

중국 측이 이번 발표에서 “국민당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중국을 지지해야만 경제 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대만 파인애플 수입#대만 총통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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