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관찰 카메라 떼어다 집 만든 비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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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9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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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관련 없는 비버 사진. ⓒGettyImages
사건과 관련 없는 비버 사진. ⓒGettyImages
영국 스코틀랜드의 한 야생동물 먹이 보급소에서 사라진 야생 관찰 카메라가 근처 하천의 비버 집에서 발견됐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중부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위치한 ‘아르가티 붉은 솔개 먹이 보급소(Argaty Red Kites)’는 SNS에 “위험! 도둑 비버들이 도망갔다!”며 사진과 관련 내용을 게시했다.

직원들은 월요일 출근 후, 비버 관찰용 웹 카메라가 왜 주말 동안 진흙과 나무 막대기만 가득 촬영했는지 의문을 품었다. 알고 보니 근처에 서식하는 비버들이 카메라와 받침대를 떼어다가 자신들의 집 지붕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해당 구역에는 약 12마리의 비버가 살고 있었다.

보급소 관계자는 “비버들이 카메라를 받치고 있던 나무 기둥을 쓰러뜨린 것 같다”며 “이후 자신들이 만든 오두막 지붕으로 끌고 가 재료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후 관찰 카메라는 복구됐지만 보급소는 나무 기둥을 금속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중부 야생동물보호구역에 서식하는 비버들이 자신들을 관찰하는 카메라와 나무 받침대를 가져다가 집을 짓는 재료로 사용했다. 아르가티 붉은 솔개 먹이 보급소 트위터(@sysatyredkites) 갈무리
8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중부 야생동물보호구역에 서식하는 비버들이 자신들을 관찰하는 카메라와 나무 받침대를 가져다가 집을 짓는 재료로 사용했다. 아르가티 붉은 솔개 먹이 보급소 트위터(@sysatyredkites) 갈무리


누리꾼들은 “카메라를 받치고 있던 나무가 너무 탐이 났던 것”, “자신들의 집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 훔친 게 아닐까”, “잘했어 비버야!” 등의 유머와 반응을 보였다.

비버는 세계적인 멸종위기 보호종으로 16세기 이전에는 주로 스코틀랜드의 하천이나 늪 근처에서 서식했다고 알려져 있다. 나뭇가지와 진흙으로 자신들의 집을 지어 ‘바다삵’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하천과 가까운 나무를 앞니로 갉아 넘어뜨려 댐을 만든다. 중심부에는 나무나 돌, 흙 등으로 보금자리를 만든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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