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개가 지닌 쪽지에 美전역서 도움…가족 다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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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30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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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캐미 동물센터의 게시글로 다시 만난 릴로의 가족. 맥캐미 동물센터 페이스북
맥캐미 동물센터의 게시글로 다시 만난 릴로의 가족. 맥캐미 동물센터 페이스북
미국 테네시 주(州)에서 거리를 떠돌던 셰퍼드-그레이트 피레네 믹스견 릴로가 센터와 시민들의 도움으로 그리워하던 가족을 다시 만났다.

30일(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 등은 이 같은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테네시의 한 시민은 떠돌던 릴로를 구조해 맥캐미 동물센터(MAC)에 맡겼다. 이와 함께 릴로가 지니고 있던 쪽지도 전달했다.

구조 당시 릴로의 옷깃에 붙어있던 쪽지. 맥캐미 동물센터 페이스북
구조 당시 릴로의 옷깃에 붙어있던 쪽지. 맥캐미 동물센터 페이스북

쪽지에는 ‘내 이름은 릴로입니다. 제발 내 이름을 바꾸지 말아주세요. 사랑해주세요. 엄마는 두 아이와 같이 노숙자 신세가 돼서 나를 돌볼 수 없어요. 엄마는 최선을 다했지만 도움 받을 수 없고, 엄마가 감당하기에 나한테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엄마는 정말 나를 사랑하고 나는 훌륭한 반려견입니다. 나는 사랑 받는 걸 정말 좋아해요. 제발 나를 학대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이에 센터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쪽지 사진과 릴로의 원래 주인을 찾는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사연이 알려지자 미국 전역에서 릴로를 돕겠다고 나섰다. 수개월간 릴로의 사료값을 기부하고 임시보호를 자처하는 사람도, 기부를 할 수 있는 모금 홈페이지를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그리고 이튿날, 릴로의 주인은 센터를 찾아왔고 릴로는 가족과 재회할 수 있었다.

맥캐미 동물센터가 올린 릴로의 주인을 찾는다는 내용의 게시글. 맥캐미 동물센터 페이스북
맥캐미 동물센터가 올린 릴로의 주인을 찾는다는 내용의 게시글. 맥캐미 동물센터 페이스북

로렌 만 맥케미 동물센터 홍보 책임자는 굿모닝 아메리카 인터뷰에서 “센터의 모든 직원이 릴로가 갖고 있던 쪽지에 굉장히 큰 감동을 받았다”며 “마지막 줄에 적힌 ‘저를 학대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말은 우리가 릴로의 주인을 찾는 게시글을 올린 동기가 됐다”고 전했다.

릴로가 가족을 만났다는 게시글에 누리꾼들은 ‘집에 있는 옷과 담요를 릴로에게 기부하고 싶다’, ‘보호소에 릴로가 먹을 사료를 기부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릴로 가족을 위해 돈을 기부하고 싶다’는 등 도움을 자처하는 댓글이 가득했다. ‘가족을 되찾아준 센터에게 감사하다’, ‘개 뿐 아니라 한 가족이 구조됐다’ 등의 반응도 보였다.

센터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테네시 내 협력 기관, 비영리 단체와 협업해 릴로 가족의 자립을 도울 방법을 마련하는 중이다”며 “릴로 가족을 위해 지지해준 여러분께 감사하다. 쏟아지는 지원에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가족과 재회한 후 릴로의 모습. 맥캐미 동물센터 페이스북
가족과 재회한 후 릴로의 모습. 맥캐미 동물센터 페이스북

로렌은 a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집이 없는 일, 노숙자가 되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혹시나 릴로 가족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면 꼭 지역 동물 보호소에 연락해달라”며 “왜 노숙자가 됐는지 오명과 추측이 많은 걸 안다. 하지만 당신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용기를 내달라”고 전했다.

현재 센터는 비영리단체와 함께 릴로 주인의 자립을 위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이어 이번 릴로 사건을 계기로 센터는 맥 케어 기금(MAC Cares Fund)을 만들었다. 받은 모금은 돈, 실업 등 불안정한 여건으로 반려동물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을 도우는 데 사용할 방침이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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