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도부 서열 2~7위는 ‘習의 비서-칼-책사-부하-그림자-동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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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1인 천하]
中최고지도부는 ‘習의 친위대’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최고지도부) 기자회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뒤따라 서열 순대로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가 입장했다. 시 주석은 내내 혼자 발언했다. 6명은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최고지도부가 시 주석의 ‘친위대’나 다름없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 시진핑 복심 리창, 방역 실패에도 총리 내정

새로 상무위원에 진입한 리창 상하이시 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광둥성 서기를 포함해 상무위원 6명 전원 모두 ‘시진핑의 ○○○’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충성파 심복’들이다.

사실상 총리로 내정된 서열 2위 리창은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였을 때 비서장을 맡아 ‘시진핑의 비서’로 불리는 심복이다. 특히 올해 상하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실패로 장기간 봉쇄되며 비판에 직면했음에도 최고지도부에 올랐다. 능력보다 충성도가 먼저임을 보여준다. 5위 차이치는 시 주석이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일할 당시 직속 부하로 일한 ‘시의 직계 수하’다. 6위 딩쉐샹은 시 주석 집권 2기 5년간 시 주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비서실장 역을 수행했다. 7위 리시는 ‘시 주석과 대학 동문’이면서 옌안시 서기 재임(2006∼2011년) 때 시 주석이 문화대혁명 당시 하방돼 생활했던 산골마을 량자허를 ‘혁명 관광지’로 만들었다. 상무위원에 잔류한 서열 3위 자오러지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는 시 주석 정적 숙청에 앞장선 ‘시의 칼’이다. 4위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는 ‘중국몽’을 설계한 ‘시의 책사’다.

‘시 주석 1인 천하’가 되면서 1980년 2월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식 독재 폐해를 없애기 위해 도입한 집단지도체제가 42년 만에 완전히 무너졌다. AFP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시 주석이 독재 비슷한 권력을 쥘 것”이라고 했다.
○ “공산당, 시진핑에게 영구 통치 선사”
24명으로 구성된 권력 핵심부 정치국 위원도 3, 4명 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시 주석의 측근들로 채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무위원 진입이 거론됐던 천민얼 충칭시 서기를 비롯해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등 최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들이 모두 정치국 위원에 포함됐다.

지도부를 시 주석 측근으로 채우려 2002년 16차 당대회 때부터 적용돼 온 인사 원칙인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 이하는 승진, 68세부터 퇴진)’ 원칙도 무너뜨렸다. ‘시 주석의 의형제’라고 불리는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72)이 정치국 위원에 잔류해 시 주석이 주석인 중앙군사위 1부주석이 유력해졌다. 시 주석이 당정군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

1992년 시작된 ‘격대지정(隔代指定·차차기 최고지도자를 미리 지명해 권력 승계를 안정화하는 것)’ 원칙도 사라졌다. 205명의 중앙위원 중 시 주석이 10년 후 권력을 이양할 경우 후계자 가능성이 있는 1970년 이후 출생 인물(七零後·치링허우)이 정치적 주목도가 떨어지는 1명밖에 없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산당이 시진핑에게 영구 통치를 선사했다”며 “마오쩌둥 이후 볼 수 없던 수준으로 권력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종신집권 길을 열었다는 뜻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중국#최고지도부#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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