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세뇌당한 이들 바로잡아야” 러 탈출 돕는 전직 샤넬 모델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10월 14일 10시 53분


러시아 출신 전직 패션모델 크셰니아 막시모바(36).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출신 전직 패션모델 크셰니아 막시모바(36).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에 거주하는 러시아 출신의 전직 패션모델이 징집을 피해 러시아에서 탈출하는 이들을 도우며 해외 피난처를 마련해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메트로UK에 따르면 전직 모델인 크셰니아 막시모바(36)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부분 동원령을 선포하자 해외로 도피하려는 러시아인들에게 식량과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인접 국가인 카자흐스탄을 포함해 아르메니아, 몽골 등 접경 국가에 피난처도 마련 중이다. 푸틴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내린 지 약 2주 만에 70만여 명이 러시아에서 탈출했으며 이 중 20만여 명이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막시모바는 “러시아인들이 피난처로 택한 국가들은 결코 부유한 나라가 아니다”며 “해당 국가에 대피소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막시모바는 징집 회피 엑소더스(대탈출)가 푸틴 대통령의 자국 내 지지 기반 약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은 푸틴을 진정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며 “현재 푸틴의 인기는 거품이고 언젠가 그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동원령에 따라 전투병이 됐는데 그런 이들은 푸틴에게 세뇌된 것”이라며 “우리는 이들의 세뇌 상태를 바로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조지아 접경 지역인 베르크니 라스에서 국경을 넘은 러시아인들이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 베르크니 라스=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조지아 접경 지역인 베르크니 라스에서 국경을 넘은 러시아인들이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 베르크니 라스=AP/뉴시스
막시모바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카페에서 일하던 16세 때 스카우터의 눈에 띄어 모델로 발탁됐다. 10대 시절 샤넬·돌체앤가바나·구찌 등 고급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으며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 세계적인 패션쇼 무대에도 여러 차례 선 경력이 있다. 이후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런던에 정착했고, 모델 일을 내려놓은 뒤 촬영 에이전트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사회운동가로 변모했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인들과 함께 반전(反戰) 단체 ‘러시안 데모크라틱 소사이어티’를 만들어 러시아를 탈출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이 단체는 오는 16일 런던 의회 광장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인’을 주제로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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