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국 폴란드 “美와 핵공유” 요청…푸틴 핵위협 공포 확산

  • 뉴스1
  • 입력 2022년 10월 6일 1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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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과 ‘핵무기 공유’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가제타 폴스카와의 인터뷰에서 “핵공유에 참여할 기회는 항상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그러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해 미국 지도자들과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가 핵전쟁을 시작한다면 책임자들의 전 세계적인 규탄을 받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우리의 문제는 핵무기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나토 회원국 중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다. 이 중 미국은 나토 회원국인 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터키와 ‘핵공유 협정’(nuclear-sharing arrangements)을 맺고 있다. 이를 보통 ‘나토식 핵공유’라고 한다.

나토식 핵공유란 협정을 맺은 국가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유사시 나토 회원국의 전투기에 탑재한다. 투하 임무는 회원국 공군이 담당하는 것이다. 다만 핵무기에 관한 통제권과 관리권은 미국이 가지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러시아에 전황이 불리하자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미국에 핵무기 공유 요청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백악관은 폴란드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폴란드와 핵무기를 공유한다면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와 지난 1997년 나토와 러시아가 맺은 ‘나토-러시아 관계 정립 조례’를 위반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폴란드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

일부 핵 전문가들은 폴란드가 핵무기 공유 협정을 맺더라도 이것이 폴란드와 나토에 전략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현재 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터키에 약 100개의 핵무기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핵무기들은 모두 ‘구형’인 B61 핵폭탄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와 전쟁 발발시 군사적으로 큰 도움이 안 되는, 한물 간 무기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이 무기들은 이후 B61-12로 개량됐다. 미국의 신형 저위력 전술핵폭탄인 B61-12은 미 공군 F-35A 라이트닝 II 합동타격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으며, 목표물을 30~60m 오차범위 이내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서 원자력 정보 프로젝트 이사를 맡고 있는 한스 크리스텐슨은 유럽의 B61-12 저장 시설이 보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미국의 핵무기가 폴란드에 배치된다면 약 60년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로 가장 큰 긴장 고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와 남부에서 성공적으로 영토를 탈환하는 상황에서 점령지 4곳에 대한 병합을 승인했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더 궁지에 몰린다면 전술핵 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서 미국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다만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의 데이비드 페트라우스는 미국이 고려할 수 있는 대응책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에 대한 미국 주도의 나토 재래식 무기 공격과 러시아 흑해 함대에 대한 타격 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시나리오와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가능성은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을 흑해 상공에서 ‘보여주기’식으로 폭파시키거나, 전자기 펄스 폭탄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덜 위험한 방식의 도발도 결국 러시아에게 불리한 전황을 극적으로 바꾸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국제사회의 분노만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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