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시설 입소한 사이…가정집 문 부수고 들어간 中방역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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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18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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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접접촉자 잠적했다는 이야기에…” 해명
지역 방역 총책임자 “주민들에 사과…보상할 것”

파손된 도어락. 웨이보
파손된 도어락. 웨이보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요원들이 주민들이 격리시설에 입소한 사이 가정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당초 소독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알고 보니 밀접 접촉자가 시설에 입소하지 않았다는 소문을 듣고는 수색 차원에서 주민 동의없이 무단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간)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의 인터넷판인 중국청년망에 따르면 지난 8일 광저우시 리완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튿날인 9일 당국은 2개 동에 거주하는 주민 모두를 격리시설에 입소시켰다.

황당한 일은 주민들이 집을 비워둔 사이에 발생했다. 방역요원들이 문을 부수고 빈집에 들어간 것인다. 격리시설에서 퇴소한 후 집으로 돌아온 주민이 촬영한 영상에는 파손된 도어록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도어록이 떨어져나가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는 곳도 보인다. 해당 아파트 주민위원회에 따르면 무려 84가구가 이같은 피해를 입었다.

소독을 위해 방역요원이 방문한 줄 알았던 주민들은 “사전에 안내도 없었고 과한 조치”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리완구 지역 방역요원을 관리하는 총책임자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밀접접촉자 1명이 격리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아파트에 남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벌인 일”이라며 “도어록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등 보상하겠다”고 했다.

도어락이 파손되거나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다. 웨이보
도어락이 파손되거나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다. 웨이보

현지에서는 ‘난폭한 방역 제재’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 “방역작업에 협조해야 하지만, 적법성 여부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가정집 강제 소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상하이에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 5월에도 방역요원들이 가정집 안에 강제로 들어가 소독약을 뿌리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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