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국 여성이 시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여성 군대를 이끌고 미국을 공격하려 했다고 자백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지방법원에서 앨리슨 플루크-에크렌(42)은 자신이 IS 단체를 지원했으며, 100명이 넘는 어린 소녀들과 여성들을 훈련시켰고, 이들을 이끌어 미국을 공격하려 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그에게는 오는 10월 최대 징역 20년이 선고될 수 있다.
지금까지 수백 명의 서구 여성들이 IS에 합류하거나 이를 지원했지만, 이슬람 무장단체의 지도자로서 기소된 미국 여성으로는 앨리슨이 최초다.
소설책을 좋아하는 어머니이자 교사였던 앨리슨은 2011년 미국을 떠나 리비아로 향했다. 그는 그곳에서 테러 단체를 돕는 일을 했다. 그리고 이집트와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향하면서 6년 넘게 테러 단체들을 지원했다.
IS에 합류한 앨리슨은 2016년엔 시리아 락까에 근거지를 둔 여성 부대의 훈련을 지휘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의 주된 역할은 여성과 아이들에게 AK-47 소총과 수류탄에서부터 자살폭탄에 이르는 무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시리아에서 체포돼 지난 1월 미국으로 이송된 앨리슨은 이날 재판에 검은색 히잡을 쓰고 흰색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그는 여성 단체를 훈련시켰다는 테러 지원 공모 혐의는 인정하지만 직접 아이들을 모집해 의도적으로 훈련시킨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레오니 M 브린케마 판사가 자신의 아이들을 언급하자 앨리슨은 흐느껴 울기도 했다.
앨리슨의 변호사인 조셉 킹은 “미국에 대규모 사상자들 낼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던 것은 인정하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며 “그의 혐의가 강력범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앨리슨의 두 번째 남편은 2012년 리비아 벵가지에서 미군 부대를 공격하다 숨진 무장단체 안사르 알샤리아의 일원이었고, 작전 당시 앨리슨은 이들을 도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IS는 여성의 전투 이미지를 주로 선전 도구로 사용하며 실제 여군을 배치하는 건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앨리슨이 IS에 강제로 가입한 것이 아닌 다른 여성들을 관리·감독하는 지도자 역할까지 했기 때문에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앨리슨은 2018년 미국 당국에 체포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가족에게 “시리아에서 순교자로 죽었다”고 속이기도 했지만 2021년 여름 그의 5번째 남편과 헤어진 후 시리아 가바신 인근 지역 경찰서에 자수했다.
그는 시리아 교도소에 약 7개월간 수감된 후 지난 1월 미국에 이송됐다.
브린케마 판사는 앨리슨의 선고는 오는 10월25일 예정돼있으며 “미국 정부는 그의 유죄를 입증할만한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그의 가족들은 법원에 자신들에 대한 그의 접근 금지를 요청했다.
미국 검찰에 따르면 오는 10월 선고 공판이 있는 날 앨리슨의 가족들도 참석해 그에 대해 진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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