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시진핑의 中, 더 공격적-억압적으로 변해” 작심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7일 1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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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냉전 추구 않지만 中 전략적 환경 바꿀 것”


조 바이든 행정부가 26일(현지시간) 대(對)중국 전략을 공개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정면 겨냥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시 주석의 통치 아래 중국공산당은 국내에서 더 억압적이고 해외에서 더 공격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국내에서 대규모 감시 체제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으며 남중국해에서 불법적인 해양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며 “세계는 일촉즉발의 순간에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대만 해협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 문제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대만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변화가 없다”며 “변한 것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전 세계가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도록 하고 국제기구 참여를 차단하고 있다”며 “중국군은 매일 대만 인근에 전투기를 보내며 도발적인 발언과 행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은 신장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적 범죄와 ‘제노사이드(대량 학살)’에 다른 국가들과 맞서고 있다”며 티베트와 홍콩 인권 문제도 거론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비전은 75년간 세계의 진보를 가능하게 했던 보편적인 가치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만들 것”이라며 “중국이 스스로 궤도를 바꿀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미국이 중국의 전략적 환경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 취임 이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작심 비판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으로 중국이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도록 압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어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투자와 동맹조율, 경쟁을 바이든 행정부 대중국 전략의 3대 원칙으로 내놨다. 중국 견제를 위한 반도체 투자 등의 내용이 담긴 ‘미국 경쟁법’을 통과를 통해 중국과의 첨단기술 격차를 다시 벌리겠다는 것. 또 동맹조율에 대해선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언급하며 “인도태평양과 유럽 파트너들의 교두보를 놓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강화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단결을 인도태평양으로 확대해 중국 견제 블록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중국과의 경쟁과 관련해선 “기술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을 강화할 것”이라며 “새롭고 강력한 수출 통제, 사이버 안보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의 충돌이나 신냉전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10년이 결정적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도전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미국 외교의 시험대”라며 국무부 내에 중국 정책을 전담할 ‘차이나 하우스’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협력에 조첨을 맞춰 양국 관계를 건전한 발전의 궤도로 되돌리기를 바란다”며 “미국이 인권을 핑계로 거짓말을 날조하는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총체적 간섭”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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