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장관, “푸틴 연설서 절망감 읽혀져”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9일 2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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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9일 전승절 연설에서 “어떤 절망감이 느껴졌다”고 영국의 벤 월러스 국방장관이 말했다.

나토 동맹국이 러시아 주위를 포위하고 러시아 서부 접경국에 기지를 구축하며 ‘대단히’ 위협적으로 나와 나토의 하수인인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푸틴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러스 장관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러시아의 길고긴 육상 국경 중 나토 동맹과 접한 부분은 전체의 6%에 불과하다. 6%의 국경이 나토와 맞붙어있는 것을 두고 포위됐느니 어쩌느니 말할 수는 없는 법”이란 것이다.

또 ‘서부 접경국에 기지를 만들고 있다’는 말은 우크라이나에 나토가 군사 기지를 차렸다는 주장일 테지만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가 있다면 그런 기지는 없다고 분명하게 말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러시아군은 침공 일주일이 안 되는 초기에 폴란드와의 국경선 부근에 위치한 먼 서쪽 군기지를 폭격해 13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아마 러시아군은 이곳을 나토 군기지로 보았을 수 있으나 실제는 지난해 한 차례 합동 군사훈련을 한 데 지나지 않았다.

월러스 국방장관은 이어 “그(푸틴)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여기서 “절망감의 한 줄기 빛이 은근히 새어나오고 있다”고 마무리 논평을 했다. 확증편향은 자포자기나 절망감의 한 표현이라는 뜻이다.

영국은 러시아 침공전쟁 직후부터 월레스 국방장관과 제임스 히페이 차관이 번갈아 나서 러시아군에 대한 군 정보를 일반에 알리는 동시에 신랄하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영국 국방부의 정기 국방정보 내용도 부정적인 색채가 강해 일종의 대러시아 심리전의 일환처럼 보일 정도다.

또 보리스 존슨 총리는 나토 동맹 정상 중 미국 다음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지 및 지원 행보를 펼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적개심에 불타는 폴란드의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총리도 열심이지만 영국은 돈 보따리를 풀면서 우크라를 돕고 있다.

미국이 지금까지 80억 달러의 우크라 군사지원을 약속하며 이행할 때 영국도 30억 달러를 했다. 영국이 빠져나온 27개국의 유럽연합 군사지원 규모는 20억 달러 정도다.

한편 폴란드는 우크라 해외탈출 피난민을 330만 명이나 받아들였다. 반 이상이 폴란드를 떠나 독일 등 인접의 서쪽 나라들로 갔지만 폴란드 전체 인구의 10분의 1에 가까운 우크라인들이 일시에 몰려드는 것을 허용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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