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이물질 걸려 실려온 아기
의료진 7, 8시간 방치… 결국 숨져
당국 “검사 요구 안해”에도 논란 증폭
중국에서 응급실에 실려 온 한 살배기 아기가 의료진의 요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기다리다 사망했다는 소식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PCR 검사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5일 텅쉰왕 등 중국 매체들이 보도한 동영상을 보면 중국 동부 장쑤성 쑤이닝현에서 한 부모가 목에 이물질이 걸린 생후 1년 반 된 영아를 데리고 병원에 갔지만 의료진이 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요구해 검사를 기다리다 숨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고는 지난달 29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쑤성 당국은 5일 1차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쑤이닝현 의료진이 초진 당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진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숨진 아기의 부모로 추정되는 사람은 해당 사건을 고발한 동영상에서 “우선 아이부터 구해 달라고 했으나 의사가 PCR 검사 결과가 있어야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했다”며 “그 사이 7, 8시간 동안 어느 의사도 아이를 돌봐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선 정부의 무관용 ‘제로코로나’ 정책 때문에 의사들이 응급 치료에 앞서 PCR 검사 음성 결과를 요구하면서 환자가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올 1월에도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응급실을 찾은 임신 8개월의 임부가 PCR 검사 음성 결과를 요구하는 의료진 때문에 진료를 받지 못해 병원 앞에서 유산하는 일이 있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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