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 플랜B 있다” vs 트위터, ‘포이즌 필’ 발동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7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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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 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 AP뉴시스
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51)가 트위터 이사회의 저지를 받자 8200만 명이 넘는 자신의 트위터 추종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M&A를 반대하는 트위터 이사회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인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16일(현지 시간) 미 경제매체 포스브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대한 “플랜 B도 있다”고 밝히며 인수를 추진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

트위터 지분 9.2%를 소유한 최대 주주인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인 로버트 졸릭은 트위터에 글을 올린 적도 없고, 회사 지분도 없다’는 트윗을 올리며 이사회를 비판했다. 졸릭이 미 국무부 부장관, 세계은행 총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쟁쟁한 경력을 지녔지만 정작 트위터를 위해 무슨 일을 했느냐며 비꼰 것이다.

회사 주식을 거의 소유하지 않은 트위터 이사회가 회사 일을 좌지우지 하는 것 또한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대 주주인 자신의 이익은 다른 주주의 이익과도 일치하지만 이사회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길 원하느냐’는 누리꾼의 설문을 리트윗하며 “도와줘서 고맙다”는 댓글도 달았다. ‘트위터가 현재의 형태로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위터 인수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언론 자유를 위한 포괄적인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신뢰할 수 있고 광범위하게 포용하는 공개 플랫폼을 갖는 것이 문명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15일 트위터 지분 100%를 주당 54.20달러(약 6만6500원), 총 430억 달러(약 52조8000억 원)에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위터 이사회는 ‘포이즌 필(Poison Pill)’로 맞섰다. M&A 대상이 된 기업이 신주를 대규모로 발행하거나 기존 주주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 값에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기존 주주는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지만 M&A에 나선 쪽은 지분 확보가 어려워진다. 트위터 주가는 15일 미 뉴욕증시에서 45.08달러를 마쳤다.

머스크의 트위터 M&A 시도로 이미 경영에서 손을 뗀 공동창업자 잭 도시(46)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도시는 머스크의 행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관련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난 이미 트위터를 떠난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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