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마리우폴에 화학무기 공격”…美국방부 “면밀히 감시”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2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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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 공격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바나 클림푸시 우크라이나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후 10시께 러시아군 드론이 마리우폴 남동부에 미확인 물질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클림푸시 의원은 “미확인 물질이 화학 무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러시아군은 오늘 아침 마리우폴 방어군을 상대로 ‘화학군’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희생자들은 호흡부전, 전정 증후군 증상을 앓고 있다”며 “화학 무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방어군을 향해 화학 무기를 사용했다”며 “러시아는 모든 인도주의 선을 넘고, 이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우크라이나 극우 세력 아조우 연대도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마리우폴 남동부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인항공기(UAV)를 통해 출처가 불분명한 독성 물질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안드리 빌레츠키 아조우 연대 사령관은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3명이 화학 물질 중독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건강에 위험한 결과를 미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가디언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저녁 연설을 통해 “점령자 대변자 중 하나가 자신들이 마리우폴 방어군을 상대로 화학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이 사안을 최대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러시아군의 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은 이전부터 거론됐던 점이라는 걸 세계 정상들에게 상기시키고 싶다”면서 “당시에도 (이 같은 우려는) 러시아 침공에 훨씬 더 강하고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를 가졌었다”며 각국에 행동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러시아가 새로운 테러 단계를 준비했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상황을 면밀히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마리우폴에 잠재적 화학 무기를 배치했다는 소셜미디어상 보고를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해당 보고를) 확인할 수 없으며, 상황을 면밀히 계속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가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스럽다”며 “러시아가 잠재적으로 화학 약품을 혼합한 최루탄을 포함해 다양한 폭동 진압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기존 우리 우려를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이 사람들을 공격하기 위해 화학 약품을 사용했을 수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자세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파트너와 긴급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화학 무기 사용은 현 갈등 상황에서 긴장을 냉담하게 고조시킬 것”이라며 “푸틴과 그 정권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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